날씨 좋은 괴산 장날은 괴산의 모든 사람이 괴산 읍내에 모이는 날이다. 60대 이하 젊은 사람은 자가용으로, 70대 아저씨는 경운기나 전동차로, 80대 이상의 어르신들은 미우나, 고우나 애증이 서린 시골버스로...
나는 터미널 입구 버스 진. 출입로에 바짝 붙어서 뻥튀기장사하는 사람이 제일 밉다. 그 앞에 이중 주차하고 뻥튀기 사러 가는 놈은 더 밉다.
집(生)에 계시나, 산(死)에 계시나
구분이 안 간다는 어르신들만 버스에 가득 싣고 터미널에 들어와 아무 일 없이 안전하게 모두 내리시면 나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쉰다.
'지금 버스 타고 온 양반들 연세 합계가 얼마야?
평균 80세 잡고
80세 × 20명=1,600세
1,600세× 5번 운행=8,000세
8,000세를 무사히 모셔 왔으니 내가 죽으면 옥황상제 앞에 가서도 할 말은 있을 거다. 더구나 오늘 하루만 계산한 거다.
내가 생각해도 기특하다.
그러다 보니 버스 바닥은 어르신이 시장 봐온 생선물이 흐르고, 먹다 부스러진 뻥튀기 가루가 날린다. 냄새나는 바닥은 대걸레에 세제를 묻혀서 박박 문질러도 없어질 기미도 없고, 비린내가 하루 종일 뇌 속에 박혀 집에 가서도 없어지지 않는다. 선배 기사의 말처럼 커피를 뿌려서 닦으면 냄새가 없어진다는 말이 있어, 그대로 해보니 생선 비린내에는 효과가 있다.
가끔씩 버스 안에서 실례하시는 노인들이 있다. 괄약근 조절이 안 되어 본인도 모르게 그렇게 된 것을 어찌하랴... 더구나 신장기능이 원활하지 못하여 지린내가 장난이 아니다.
보통 평상시에도 가끔씩 있는 일이다. 혹 대변을 실례하는 어르신도 계시는데 뭐 소변 정도는 괴산시골 버스기사에게는 대수로운 일은 아니다.
괴산 버스기사는 별로 호들갑이 없다. 잔망스러운 대처는 실수한 어르신의 민망함만을 불러올 뿐이다.
"최기사! ○○에서 ㅇㅇㅇ어르신 모시고 왔지?"
"네! 제가 열시차로 모시고 왔습니다."
" 그때 혹시 옷에 실례하신 후야, 전 이야?"
"괴산 터미널로 오실 때 버스 안에서 했어요! "
" 그래! 그 어르신 내가 다시 ○○마을에 모셔다 드렸는데... 버스시트 냄새 어떻게 지우나? 그런데 당신 버스에는 냄새가 안 나네... 비법이 있어?"
" 형님! 기사 휴게실에 가면 에프킬라 있거든요.
그거 가져다 뿌리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