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동네에 말썽 많은 김 총각(總角)이 월남전에서 혁혁(赫赫)한 공을 세우고 상사가 되어 고향으로 금의환향(錦衣還鄕)한다는 내용이다. 중요한 것은 고향마을에서 온갖 망나니 짓을 하다가 국가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다. 주된 내용은 김 총각의 개과천선(改過遷善)이다.
과연 김 총각은 변했을까?
김 총각은 고향에서 무슨 말썽을 피웠을까?
김상사가 김 총각이란 대명사로 불렸던 것은 결혼을 하지 않은 혈기 왕성한 젊은 남자였기 때문이다.
이런 청년이 피운 말썽이라면 짐작건대...
참외 수박서리, 닭서리, 장독 깨기... 이런 아동들이 저지를 만한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동네 아녀자 겁탈(성희롱 포함), 음주 폭력, 절도... 이런 망나니 짓을 했을 가망성이 크다.
월남(越南)은 인간의 잔인성이 여과 없이 드러나는 전쟁터라는 특성을 지닌 땅이니, 김 총각 자신의 특기가 여실히 발휘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살인을 포함하여...
그리하여 검은 얼굴에 훈장을 목에 걸고 상사가 되어 고향으로 살아서 돌아왔다.
망나니 아들이 영웅이 되어 돌아왔으니, 그동안 얼굴도 못 들고 살아오시던 어머니는 여 보란 듯이 동네잔치를 한다.
그러나 김상사가 고향에 돌아온 후의 삶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내용이 없다. 그리고 나는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가 행복하게 살았다는 엔딩을 아직 듣지 못했다. 김상사가 개과천선 했다는 어떤 증거도 찾을 수가 없는 것으로 추정컨대 아마도 불행한 결말을 맞았을 것이라는 짐작이 든다.
자리가 바뀌면 사람도 바뀐다고 한다.
그러나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그 자리를 만드는 것이 맞다.
그러나 학창 시절 말썽만 피우던 학생을 반장을 시켰더니 공부도 열심히 하고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는 모범생이 되더라 하는 말이 있다고 예를 드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 말은 모순이 있다.
여기의 학생은 인격과 인간성이 굳어지기 전의 줄기세포와 같은 격이다. 즉, 이 학생은 앞으로 무엇이든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수십 년을 사람들을 윽박지르며, 선택적 정의로 만든 칼로 자신의 입맛에 맞게 선량한 시민과 범죄자를 나누던 자들이 국가의 권력을 거머쥐며 자리가 바뀌었다.
검찰총장에서 대통령으로, 혹은 검찰청에서 정부종합청사로....
자신들만의 세상을 구가(謳歌)하던 이들은 대한민국 정부마저도 자신들만의 공화국으로 만들었다.
자리가 바뀌었다고 그 오랜 시간 동안 자신만의 이익을 위하여 살아오던 타성이 바뀌겠는가?
암울한 상상이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은 해피엔딩으로 끝날 확률이 희박하다.
지금까지 그 검사의 우두머리나 졸개들이 김상사처럼 개과천선 했다는 증거도 없고, 지금까지 행하여 온 꼬락서니를 유추해 볼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