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그리지 않는 미술 수업이야기(7)
아이들은 어떤 그림에 더 관심을 가질까?
늘 감상 수업을 준비하면서 던지는 질문이다. 너무 사실적인 그림은 식상하고 너무 형태가 없는 그림은 어려워한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수업을 해보니 그림에 이야깃거리(비밀?) 같은 것이 있는 그림을 좋아했고, 또 다른 하나는 현실과 비현실이 섞여 있는 그림을 선호했던 것 같다. 초현실주의 그림이 바로 두 번째에 해당한다.
2015년도는 추상 미술 감상 및 미술 경매하기, 2016년도는 그림 앞뒤 장면 상상하기 및 역할극을 위주로 수업했다면 2017년도에는 스토리 꾸미기 및 전시 미술 방법을 주로 쓴 것 같다.
초현실주의가 뭐예요?
초현실주의(超現實主義)는 1920년대 초 프랑스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 퍼진 문예·예술사조의 하나이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다다이즘의 예술 형식 파괴 운동을 수정, 발전시키고 비합리적인 잠재의식과 꿈의 세계를 탐구하여 표현의 혁신을 꾀한 예술 운동이다. 인간의 무의식을 표현하는 여러 작품들을 남겼다.- 네이버 백과 -
나도 무슨 말인지 모를 어려운 설명을 아이들에게 그대로 설명할 수 없었다. 그래서 쉬운 말로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야'라고 설명했다. 설명이 길어지면 집중력이 떨어지므로 예시 작품을 얼른 띄웠다.
아이들을 집중시킨 뒤 초현실주의 작품을 보여주면 그림을 보고 대부분 아이들은 " 우와 "라는 감탄사를 내뱉는 경우가 많다. 초현실주의 작품은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을 그린 것이 핵심이다. 그래서 첫 질문은 항상 정해져 있다.
이 그림에서 실제로 이루어질 수 없는 장면은 무엇일까요?
" 풍선이 저렇게 많이 모일 수 없어요."
" 안 불었는데 저절로 커졌어요."
" 그림 뒤쪽에는 비가 오는데 풍선 있는 곳은 햇빛이 밝아요."
아이들은 저마다 이상한 점을 찾는데 정신이 없다. 그리고 몇몇 눈치 없는 순진한 학생은 "저거 진짜예요?"라고 되묻는 꼭 묻는 아이들이 있다.;;;
초현실주의 그림은 아이들이 꿈꾸는 장면들을 대리 만족시켜주기도 한다. 이 그림을 보고 아이들이 아주 즐거워했던 것 같다. 아이들은 물이 얼어서 스케이트를 탄다느니, 등불을 들고 하늘은 난다고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 이야기 만들기를 추가하면 아이들의 놀라운 생각들을 들을 수 있다.
초현실주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달리의 "기억의 지속"이다. 나도 이 그림을 좋아한다. 아이들은 그림을 보면 어떤 질문을 할까?
"시계 저거 진짜예요?"
"저기가 어디예요?"
"저기 흰색은 오리인가요?"
"시계가 왜 아이스크림처럼 녹고 있어요?"
"시계 모양 풍선에 바람 빠진 건 아니에요?"
저마다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그럴 때면 "나도 왜 이렇게 그린 건지 모르겠어. 하지만 선생님은 가끔씩 시간이 저렇게 천천히 같으면 좋겠다." 고 자주 이야기했다. 아이들은 그때마다 이해할 수 없는 표정으로 "시간은 빨리 가야죠 선생님." 하고 반박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난 또 나중에 "너희들도 크면 선생님 마음을 알 꺼야"라고 대답하면 웃으며 야유(?)하는 녀석들도 많았다.
가끔씩 초현실주의 감상수업을 할 때면 아이들의 기발하고 천진난만한 생각을 들어서 좋다. 나도 아이들도 그 순간은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이런 그림을 바라볼 때면 우리 안에 걱정, 근심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 찾아온다.
이상한 점 찾아보세요~
수업자료를 다시 보다가 한 작품을 발견했다. 누가 그린 것인지는 표시가 없다.(이것도 마그리트 작품이었다.) 이 평범함 그림도 초현실주의 작품이다. 아이들도 나도 무엇이 이상한지 전혀 잘 찾지 못했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한번 찾아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