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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론의책 Oct 06. 2024

유럽에서(feat. 크로아상과 커피)



https://recipes.net/articles/how-to-eat-croissants-with-coffee/

2015년부터 2020년까지 5년이란 시간 동안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누비며 가이드로 살았다.

하루 15000걸음을 걷고 8시간을  쉬지 않고 말하였다. 때로는 2만 보 이상 걸어야 했고 12시간 이상 말해야 했다.


그 시간들의 시작은 언제나 크로아상과 카페라테였다. 이동시간이 간 날에는 아침을 여유롭게 먹기 힘들었다. 새벽 5시 일어나서  따뜻한 카페 한 잔을 들이키며 다가올 투어의 순간들을 미리 그려보았다.



"리스본의 역사와 문화는

어느 정도까지 설명을 드릴까?"


"포르투 동 루이스 다리 앞에서

커피를 마시며 자유시간을 가질까?"



새벽을 깨우는 커피 한 잔과 크로아상은 하루에 영양소를 충만하게 받는 시간이었다. 하루라는 시간을 온전히 살아낼 수 있는 에너지와 힘이 그 안에 있었다. 


힘들고 지쳤던 어제의 기억도 따뜻한 음식 앞에서 모두 잊혔다. 그리고 새날이 내게 왔음과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음을 느끼게 되었다. 


그 아침에 내세울 것 없는 아주 작은 일용한 양식이 하루를 살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그리고 하루가 모여 1500일을 살아 낼 수 있었다.




5년 동안 아침의 시작은 빵과 커피였다. 나에게는 그 음식이 치열한 현장에 던져지기 전에 나의 마음을 다 잡는 의식이었다.


 단순히 크로아상과 카페라테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미움도 슬픔도 털어내는 시간이었다. 오늘의 희망과 꿈을  빵을 씹으며 커피와 함께 들이키는 것이었다.



그 혼합물이 나의 배속을 따뜻하게 지필 때에 알게 되었다. 나는 오늘도 살아있다는 사실을. 외국에서 산다는 것은 미치지 않고는 할 짓이 못된다. 즐거운 일만 있다면 좋겠지만 사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냉대와 차별 

보이지 않는 시선은

언제나 이방인을 향한다.



비단 스페인뿐일까. 한국에서도 보이지 않는 냉대와 차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은

비일 비재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시선을 아이 돈 케어할 수 있는 멘탈에 달려있다.



이방인으로 살았던 5년의 시간이 나를 타인의 시선에 매달리지 않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마음을 다 잡는 것은 언제나 아침이었고,  그 곁에는 빵과 커피가 있었다.


사소한 것은 사소한 것이 아니라 너무 사소해서 사소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사소한 것은

사랑이었다.

나를 살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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