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이 막바지를 향해 바쁘게 달려가고 있다.
세월이 흐를수록 연말연시를 맞는 마음은 덤덤해져만 간다.
하지만, 올해는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해였기 때문에 나는 올 한 해를 참 알차게 보내고 싶었다.
태어나던 해의 육십 갑자로 다시 돌아온다는 환갑!!
바로 그 환갑을 맞이한 해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다른 해와 달리 특별한 의미 있는 뭔가를 이루고 싶었다.
그냥 여느 해처럼 그저 그런 날들로 채워지는 게 아닌 하루하루 알차게, 보람 있게, 뭔가 성취감으로 꾹꾹 채워진 그런 하루, 그런 한 달, 그런 일 년이 되었으면 싶었다.
하지만, 올해가 며칠 남지 않은 지금까지 특별한 무언가는 없다.
어디 대단한 곳을 여행한 것도 아니었고, 내 삶에 굉장한 어떤 성취를 이룬 것도 아니었고, 각별하게 보람 있는 일도 없고, 남다르게 특출난 일도 없었던 그저 그런 한 해였다.
그럼 올해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한 해였을까?
올 초에 이사를 했고, 딸 또한 이사를 했다.
가족여행을 다녀왔었고, 십몇 년 만에 처음으로, 키우던 산세베리아의 꽃을 볼 수 있었다.
다른 무엇보다 이곳에 오면서 늘어난 빚을 다 갚은 해이기도 하다.
다들 오른 대출이자 때문에 허리를 졸라매는 이때 오히려 홀가분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무탈하다.
버라이어티하고 스페셜 한 사건 사고가 없는 잔잔하게 흐르는 날들이었다.
이 이상 특별한 해가 있을 수 있을까?
이만하면 올 한 해를 잘 보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하지만, 왠지 아쉬움이 남는다.
몰두와 도전정신이 아쉬운 한 해였다. 많은 것들을 생각했지만, 결국 실행에 이르지 못하고 말았다.
내년에는 뭔가에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
이것저것 많이 시도해 보고 실패해 보려고 한다.
새로운 시작을 많이 해 보고 싶다.
이제 나는 환갑을 맞아 거듭 태어났으니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날들을 살아 봐야겠다.
2023년 올 한 해는 내게는 특별한 해였다.
평생 한 번 맞이할 수 있는 해를 맞았으니 말이다.
무슨 일이 있거나 없거나 그 자체로 이미 특별한 해였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평생 한 번뿐인 게 어찌 환갑인 해 뿐일까?
어차피 모든 오늘이, 모든 달이, 모든 해가 평생 한 번뿐인 특별한 날들이지 않던가!
그러니 우리는 모두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무탈한 한 해였기에 너무나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코로나 때보다 더한 불황이었지만, 남편의 노고 덕분에 이전보다 풍요로워졌다.
왠지 이 풍요로움이 점점 커질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내년은 올해보다 더 어렵다고 하지만, 나의 내년은 모든 면에서 더욱 좋아지는 한 해가 될 것임을 믿는다.
특별한 한 해를 잘 살아낸 나에게 셀프 칭찬을 해 주고 싶다.
"수고했다. 고생 많았어."
특별한 한 해를 잘 살아낸 모든 우리들에게도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
"2024년 청룡의 해 소망하시는 일 모두 이루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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