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잃었으되 세상을 얻었다
6년째 투병중인 형에게서 전화가 왔다.
들뜬 목소리. 검사결과가 좋아 당분간 항암주사를 안맞아도 된다고 한다. 3개월에 한번씩 검사하며 경과를 지켜보자고 했다고 한다.
듣던중 반가운 얘기다.
6년전 소세포 폐암이 골수로 전이되어 재발때문에 항암주사와 함께 살아왔다. 근육질 몸매는 사라지고 체중도 20kg나 빠졌다. 골수로 전이된 초기에는 단기 기억상실도 겪었고, 여명 3개월에 낙담하기도 했다.
그래도,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그간 건강은 잃었지만, 얻은 것도 있다.
잇따른 사업실패로 시골에서 농사짓는 아버지와도 소원해졌고, 아들과도 사이가 멀어졌었다. 그런 스트레스가 더해져 병이 되었을 것이다.
병이 생기고, 상황이 달라졌다.
아들이 효자로 변신해 아버지 수족이 되어 사업을 돕는다. 2년전 추석때는 할아버지 보고싶다며 아빠를 태우고 고향집으로 데려갔다.
아버지와의 해후.
부자관계도 살아났다.
눈물콧물 쏟으며 서로 미안하고 죄송하다며 부등켜 안았다고 나중에 들려줬다.
건강은 잃었지만,
가족 3대, 곧 세상을 얻은 셈이다.
이제 다시 건강도 회복했다.
치열하고 슬기로운 치병생활 덕분이다.
앞으로도 건강하고,
가족 3대가 행복한 일상을 즐기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