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의예지 회복이 정치의 첫걸음이 되어야
어제밤 시골친구 도불원이 윗논 주인과 물고를 두고 다퉜다며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로 시작하는 김수영 시인의 시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를 캡처해 올렸다.
그러자, 스님 친구가 아전인수는 부처님 시대에도 있었다며 말을 보탠다.
부처님 당시에도 가뭄이 계속되니 같은 종족이 로히니 강을 사이에 두고 물싸움을 벌인다. 마침내 투석전으로 번져 피흘려 죽기까지 한다. 이 때 중재하러 오신 부처님이 말한다.
"피가 진한가 물이 진한가?"
"피가 진합니다"
이로써 물싸움이 중단된다.
부처님 살던 2,500년 전에도 사람사는 세상의 모습은 오늘과 별반 다르지 않았나보다 싶다.
속세에 물든 나는 큰 일에 분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내 밥그릇 지키는 작은 일에 분개하는 것도 당연한 일 아닌가 라고 하는데,
공맹과 노장철학을 공부하는 도불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오늘 아침 맹자의 잃어버린 마음을 찾으라는 의미의 '구방심' 세 글자와 함께 구방심이 포함된 고전 내용을 캡처해 카톡방에 올렸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인은 사람의 마음이요, 의는 사람의 길이다. 그 길을 버려두고 가지 않으며, 그 마음을 잃고도 찾지 않으니 슬프도다.
사람들은 닭이나 개를 잃으면 찾을 줄을 알면서 마음을 잃어버리고선 찾을 줄을 모른다.
학문의 도는 다른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것일 뿐이다.
맹자의 '구방심' 의미를 되새기며, 인의예지로 연결되는 맹자 도덕철학의 핵심 4단을 생각한다.
여야가 힘을 합쳐 내란극복에 나서도 모자랄 판에 윤어게인을 외치는 세력이 힘을 받고 있다.
부처와 같은 시기, 다른 땅에 살았던 맹자는 4단이 사람의 본성이라 했다. 본성을 회복하는 것이 정치의 첫 걸음이 되어야 한다. 부디 인의예지의 정신을 헤아리길 당부한다.
곤경에 처한 사람을 측은하게 여기는 측은지심,
의롭지 못한 일에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 수오지심,
남을 공경하고 사양하는 마음 사양지심,
옳고 그름을 판단하려는 마음 시비지심.
인의예지의 덕목이 확충되어야 비로소 천하를 다스릴 수 있는 자격이 채워지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