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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빛작가 Nov 26. 2024

문제를 받아들이는 마음이 중요하다.

얼마 전, 나는 오랜만에 친한 친구와 통화하다가 그 친구가 꽤 큰 경제적 문제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수입이 나오지 않아 몇 달째 카드값도 제대로 갚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친구는 무겁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너무 막막해.”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그 친구의 상황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나 역시 한때 비슷한 문제에 직면했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안정적인 교직 생활을 그만두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섰을 때, 내 앞에는 막막한 현실의 벽이 서 있었다. 당장 매달 들어오는 월급이 없어졌고, 글을 쓰는 일로 생계를 꾸려야 한다는 부담감은 내 머릿속을 꽉 채웠다. 처음에는 나도 친구처럼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만 반복하며 현실을 회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질문에 답을 찾기 시작했을 때, 내 삶은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그 문제를 있는 그대로 직면하는 것이었다. “돈이 없다.”는 막연한 생각은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내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현재 통장 잔고는 얼마인지, 매달 고정적으로 빠져나가는 돈은 무엇인지, 추가로 벌어야 할 돈은 얼마나 되는지 하나하나 계산해 봤다. 그렇게 하자 문제는 이전처럼 거대하고 추상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 정도라면 해결할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으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했다. 당장 대단한 일을 할 수는 없었지만, 

소소하게나마 블로그에 글을 올리거나 소규모의 글쓰기 강좌를 열어 소득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느낀 건, 현실적인 문제는 한 번에 해결하려고 하면 더 큰 스트레스를 준다는 점이었다. 


대신, 아주 작은 단계라도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은 내가 불안에 짓눌리지 않도록 도와줬다. 

하루 10,000원의 소득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 

점차 그 금액을 늘려가며 내 삶은 서서히 안정감을 되찾아갔다.


그런데 문제 해결 과정에서 가장 중요했던 건, 나 혼자 모든 걸 해결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나는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고, 내가 모든 걸 해결해야 한다는 이상한 책임감이 나를 더 고립시켰다. 하지만 하루는 가까운 지인에게 조심스레 내 상황을 털어놓았고, 그가 준 현실적인 조언과 위로는 내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왜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게 그렇게 부끄러운 일이었을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그 조언은 내 문제 해결의 전환점이 되었다.


그 친구와의 통화에서도 나는 내가 했던 방식들을 이야기해 줬다. 

우선 자신이 처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보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 보라고 했다. 무엇보다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믿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보라고 덧붙였다. 친구는 내 이야기를 듣고 한참 침묵하더니 말했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며칠 후 친구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다. 

그는 신용카드 회사에 연락해 상환 계획을 재조정했고, 

중고 물건을 팔아 일부 자금을 마련했다고 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무엇인가를 시작했다는 사실이 자신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고 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문제라는 것이 우리의 태도에 따라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새삼 깨달았다. 

막연히 두려워하거나 회피하면 문제는 더 커지지만, 작더라도 구체적인 행동을 시작하면 그 문제는 해결 가능한 크기로 변한다.


우리 모두는 인생에서 크고 작은 문제를 맞이한다. 

그럴 때 중요한 것은 그 문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다. 

두렵고 힘들겠지만, 문제를 분해해 보고, 작은 것부터 해결하며, 필요한 도움을 받는다면 어떤 문제라도 

조금씩 풀어갈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더 단단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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