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
고양이는 상처받고 싶지 않으니까
먹이만 물고는 손을 피해 달아났다
잘 아는 냄새를 따라
담벼락을 뛰어넘었다
생쥐는 목숨을 지키고 싶으니까
구멍에 얼굴을 처박고 숨을 죽였다
우연히 발견한 빛을 따라
통로를 뚫고 간다
나아갈 길을 찾고 싶으니까
망연히 서있기만 했다
담벼락을 부숴봤자 남의 집
달아나지도 못하고
틈새만 후벼 판다
손톱이 부스러져도
마음을 일으키지 못한다
버리기 싫은 마음먹기에
생령을 건다
어리석은가 고민해 보다
잇몸 가득 피를 물고 으르렁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