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열정 ll
푸른 채소를 흐르는 물에 담갔다 꺼내
싱싱한 주름을 접시에 담았다
싱그러워 보이지만
씹어보면 안다
그건
마지막 관문에 다다르기 전에
사라질 거짓이라는 걸
아침에까지만 흐르던 물이라는 걸
눈을 껌뻑이며
옆에 잠든 손등을 끌어다
입 맞춰본다
젖가슴 위에 올려본다
순간의 뜨끈함으로 얕게 들리는
심장판막의 오름을 느끼며
나는
힘은 나지 않지만
아침밥은 차린다
엉덩이를 조물거리는 손바닥에
무릎 꿇고 조아렸다
뜨겁지 않게 행복하자고
고생 말고 행복을 하자고
그건
무릎에 박힌 아스팔트 조각을 떠올리며 한
마음에 대한 마지막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