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갑자기 일어난다
밀물이 썰물로 바뀌는 것처럼
갑자기 시력을 잃는 것도
몸뚱이가 바닥에 뉘어지는 것도
돌연,
이라 일컬어지는 일이다
그 모든 갑작스러움의 고동에
귀 기울여야 했던 걸까
발단을 더듬어 보는 데에
조금 더 과거를 써야 했을까
급작스러운 일들의 출현에
무뎌지다 보면
세기가 더 센 난데없는 사건을
창황하게 마주한다
어쩌면 너무한 삶 중에
나만을 다독이며 살아가나
너무한 자기 위주를 살아간다
필름 카메라를 써요. 사라지는 것들과 생각이 머무는 자리들을 찍어요. 글/사진,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