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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다름 Dec 02. 2020

11. 요즘 빠져있는 것들

  원래 빠져있는 것들이 있다. 비디오 게임과 책 읽기. 그리고 요즘은 노래 켜놓고 글쓰기. 유튜브로 클릭 한 번 하면 이곳은 순식간에 카페가 된다. 거기에 커피 한 잔이면 완벽하다. 커피 몇 입에 글 몇 줄 적고 나면 어느새 한 장이 완성되고 그러면 기지개를 켜고 다음 할 거리를 찾을 힘이 되는 것이다. 지금만 느낄 수 있는 여유이지 않을까. 


  불안이 많은 나는 일부러 글 한 장에 많은 의미를 두지 않으려 한다. 예전에는 내 한마디가 미칠 영향,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질 내가 모르는 느낌들이 두려워한 글자 쓰기가 어려웠다. 요즘은 그냥 평소의 내가 그렇듯 의식의 흐름대로 쓰고 쓰는 자체를 즐기려 한다.      


  새로운 일에 돈 쓰는 것도 요즘 빠져있는 것 중 하나이다. 평소에 생각만 하고 못해본 것, 사소한 일이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요즘은 고민을 줄이고 돈부터 쓰기로 한다. 그럼 하게 되니까. 그래서 다음 달부터 목공수업을 등록했다. 다음 달에 새롭게 시작하는 것만 벌써 2가지이다. 계획 밖이었던 것도 있고, 계획했던 일도 있지만, 다음이 기대된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다음 하고 싶었던 것들을 찾는 중인데, 일단 다음 주에는 짧은 국내 여행을 떠나 글쓰기를 도전해볼 것이다. 낯선 곳에서 글을 쓰는 건 늘 꿈꾸던 일이었다. 또, 평소 만화책을 좋아해서 소장용 만화책을 좀 구매하려고 한다. 우연히 만화방에서 발견한 책이 사실은 마니아들 사이에선 구하기 힘든 작품이라는 걸 깨닫고 잠시 슬픔에 빠졌다. ‘하라 히데노리’ 작가의 책들인데, 힘든 시기에 읽었던 터라 마음에 울리는 작품이었다.     


  그런고로 만화책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다. 그냥 책 추천도 좋다. 추천하나 하자면 ‘태원준’ 작가의 [엄마, 일단 가고 봅시다]로 시작하는 3권의 여행기 시리즈는 내가 항상 지인의 생일에 선물하는 책이다.      


  내가 일을 하고 싶은 이유, 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생존을 위해서 이기도 하지만 내가 빠져있는 것들에 둘러싸여 살고 싶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을 즐기지 못하는 삶이란 의미가 없다. 그게 언젠가 소중한 자녀가 될 수 도 있고, 일 그 자체가 될 수도 있겠다. 그 무엇이 되었든 늘 무언가에 빠져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남들이 보기에 아주 하찮은 일이라도, 나사 빠진 사람처럼 보일지라도 뭔가에 빠져있는 사람이 돼야지. 오늘도 그렇게 다짐하며 글을 마친다.      


  여러분은 무엇에 빠져있나요?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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