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꿈 방문자 21화

지선의 두려움

by 하늘위로

지선은 꿈속 복수를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본인의 분노가 이미 완벽했기에 흔들림을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가슴속 깊이 자리한 '완벽한 분노'는 꿈속에서 지선을 단단하게 지탱시켜주었다.


그런데...


막상 또 그를 보자, 다리가 후들거렸다. 현실 속에서 지선은 이렇게 나약하고 쉽게 무너졌다.


'아닌데, 나는 강한데...'


지선 내면의 목소리는 작게 쪼그라들고 있었다. 그를 지켜보는 벽 뒤에서 지선은 겁에 질려 있었다. 그를 마주하고 있지도 않은데, 그의 얼굴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고통을 느꼈다.


'그는 악마야. 엄마를 집어삼킨 자야. 겁 내지 마! 황지선!!'


지선은 주저앉을 것 같은 다리에 힘을 주고,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바닥에 비처럼 땀이 떨어졌다. 더 이상은 무리였다. 지선은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지선을 본 은혜는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이 나이 들어 이렇게 크게 울 일이 또 뭐가 있을까 했는데, 꾹 눌러져 있던 눈물샘이 폭발했다. 은혜는 그대로 펑펑 울고 말았다.


빨갛게 부은 눈에 차가운 캔음료를 갖다 대며 은혜는 깊은 생각에 빠졌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 걱정이 밀려왔다. 하지만, 지선 스스로 끝을 내야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뭔가 결단이 필요하다고 은혜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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