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도'의 미인이 지닌 삼천주 노리개
보물 제1973호 <신윤복 필(筆) 미인도>는 조선의 미인도 가운데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자유분방한 삶을 살았다고 전해지는 신윤복(申潤福, 1758~1813 이후)은 여성의 풍속을 많이 그렸던 도화원(조선 시대에 그림 그리는 일을 관장하던 관서) 화원이었다. 그의 미인도는 여성의 전신을 초상처럼 그린 최초의 작품이자, 드문 작품이다. 조선 그림의 특징이기도 한 담채의 차분한 아름다움이 짙게 배인 신윤복의 미인도는 여인이 취한 다소곳한 자세와 가체(머리 모양을 꾸미기 위해서 덧넣는 딴 머리)가 얹힌 잘 빗질된 머리 형태, 정돈된 옷매무새에 의해 아름다움이 더욱 배가된다.
옅은 색 저고리에 쪽빛 치마는 다소 심심해 보이지만, 검자줏빛을 띤 머리 오른편의 댕기와 남색 끝동을 단 삼회장저고리의 자줏빛, 특히 선홍이 돋보이는 속고름이 절묘한 악센트 효과를 준다. 신윤복의 미인도 속 여인이 앞으로 길게 늘어뜨린 흰 치마끈은 당시에 유행하던 차림이었다고 한다. 다만 전형적인 한국의 미인상으로 보이는 미인도 속 여인의 신분은 알려진 바 없다. 꿈꾸는 듯한 눈빛과 무표정한 시선으로 ‘조선의 모나리자’로도 불린다.
그림 속의 여인이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노리개이다. 〈미인도〉의 미인이 지닌 노리개는 삼작(세 개의 노리개가 한 벌이 되게 만든 노리개)이 아닌 단작이지만, 알이 굵은 구슬 세 개로 엮은 삼천주(三천珠) 노리개다. 미인이 찬 삼천주는 어떤 것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