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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글 May 19. 2022

미국 대학 학비, 얼마가 필요할까?


미국에 간 지 2년 정도 지난 어느 날, 영어학원 발표 시간이었다. 나는 나의 고정관념에 대해 이야기했다.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이 다 부모로부터 독립해서  스스로 경제활동을 하고,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미국에 오기 전에는 미국인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일체 경제적 도움을 주지 않고, 독립적으로 생활하도록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나의 고정관념이었다.  와서 만난 미국인 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대학 학비를 내기 위해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529 Plan을 가입해 학비 저축을 했다고 한다. 또 대학교 학비를 내주었다는 몇몇 부모들을 만났다. 결국 형편이 된다면 미국 학부모도 자녀의 학비를 부담하고 도와준다는 것을 알았다. 모든 미국인이 자녀가 자립적으로 클 수 있도록 양육할 것이라 생각한 나의 고정관념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이 발표를 들은 영어학원 선생님은 어느 정도 수긍하셨다. 본인도 529 Plan(교육 목적으로 저축을 사용할 경우, 세금 면제 혜택을 주는 저축 투자 상품)으로 아들 대학 학비를 모두 내주었다 하셨으며, 대학원 학비 30%도 부담하고 계신다고 하셨다. 알고 보니 미국 대학 학비가 너무 비싸서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학비 부담을 미리미리 계획하고 준비하고 있었다. 또, 학비를 위해 가장 금리가 낮은 주택 담보 대출을 받는다는 등의 이야기도 했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부모는 자녀의 학비 부담을 덜어주고자 하는 것은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알았다.


아이가 11학년에 올라가자 학교에서는 대학 입시 설명회를 한다고 했다. 궁금해서 참석해보니 주최가 University of Northern Colorado였다. 콜로라도에 있는 공립학교 중 하나인데 학비가 저렴하다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 설명회는 학비 관련 특강이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보니 먼저 ‘Colorado Application Day’를 알려줬다. 

콜로라도 애플리케이션 데이에는 콜로라도에 있는 모든 대학에서 원서 접수비를 받지 않는다. 

원서 접수비는 대학에 따라 65-75불 정도이다. 만약 원서를 10개 대학에 낸다면 700불 정도가 원서 접수비로 드는 것이다. 그런데 이 날은 콜로라도 대학교들에 지원서를 낸다면, 원서 접수비를 안 낸다고 하니 인 스테이트 대학교를 간다면 원서비를 아낄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다. 대신 얼리 액션 지원 날짜보다 더 빨리 원서를 내야 하니 에세이를 미리미리 써두어야 한다.   


또 College Opportunity Fund에 대해 알려줬다. 이는 콜로라도에 있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콜로라도에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학교에 입학해서 수업 신청을 할 경우,  1 크레디트 당 얼마를 할인해주는 것이다. 대부분의 콜로라도 대학교가 여기에 참여하고 있으니, 인 스테이트 학비에 크레디트 할인까지 받는 경우, 꽤 학비를 절감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다. 


아마 다른 주에도 주립대학교를 진학하거나 스테이트 내 대학교를 갈 경우, 여러 가지 혜택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뉴멕시코 주는 거주민이 신청할 경우, 주립대학교 인 스테이트 주립대 학비 (Tuition)가 무료라고 알고 있다.)



이와 같이 대체로 주립대학교를 가는 경우, 사립대학교보다는 학비가 적게 들 수 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사립학교 학비가 더 싼 경우도 있다.

다시 말해 학비는 정말 여러 가지 조건사항에 따라 개인 별로 천차만별이다. 

일반적으로 대학들이 말하는 학비 Cost of Attendance =  Tuition + Living cost인데, 

구글에서 검색을 하면 Before Financial Aid와 After Aid 학비를 알 수 있다. 

어떤 가정은 이 금액을 모두 내고, 어떤 가정은  얼마의 Aid를 받은 후 얼마의 학비만을 내면 된다.  

결국 각 가정마다 소득에 따라 대학교 학비가 달라진다. 


그럼 어떻게 각 가정의 소득을 파악할 것인가. 이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 FAFSA이다.

설명회에서도 FAFSA 설명을 자세히 했는데, 이 사이트를 통해 학생들은 매년 자신과 가정의 소득을 입력하고, 재정지원이나 대출을 받는다. 


그런데 사립학교의 경우에는 FAFSA 외에도 CSS Profile이란 것을 한다. 

여기도 학교로부터 학비 지원을 받기 위해 작성하는 사이트인데, FAFSA 보다 더욱 상세히 재산 상황을 기록하게 된다. 

만약 사립학교의 재정이 충분할 경우, 주립대학교보다 더 많은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어떤 경우에는 주립대보다 사립대의 학비가 더 적게 나오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이렇게 매년 대학교 학비는 달라진다. 

학교에는 Financial Aids 부서가 있어 적극적인 학비 지원을 도와주고, 여러 가지 서류를 요구하기도 한다. 

그리고 소득에 따라 Need Based Scholarship이나 Grants의 형태로 학비를 지원한다. 아이의 학비 중 가장 뿌듯한 부분은 Merit Scholarship인데, 이것이야말로 뛰어난 학생으로 선정되어 장학금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유명 사립대의 경우, 모든 Scholarship이 Need Based Scholarship인 경우도 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 최종 산정되는 아이의 학비 청구서는 굉장히 복잡하다. 

Tuition + Living Cost (Housing Fee, Meal, Books, Internet, Health Insurance, etc) - (Scholarship + Grant + Loan) = 실제 지불하는 1년 학비 


유학생일 경우, 각 학교 Financial Aids Department를 통해 장학금이 가능한 지 여부를 알아볼 수 있다. 

한 유학생이 학교 Financial Aids Office에 가서 상담한 후, 약간의 학비를 줄였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따라서 학비에 대해 궁금하거나 조금 과하다고 생각할 때, 적극적으로 상담하고 학비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도 같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들을 대학교에 보내고 학비를 비교해보니, 생각하지 못했던 비용 차이를 발견했다. 그것은 대도시와 그렇지 않은 곳의 생활비가 많이 차이 난다는 것이다. 대도시에 살고 있는 아이의 기숙사 비용이 다른 곳에 살고 있는 아이의 기숙사 비용보다 2배 더 비싸다. 만약 대도시에서 외식을 많이 하거나 문화생활을 많이 하게 되면 더더욱 비용이 많이 들 것이다. 따라서 생활비 절약을 위해서는 완전 대도시에 위치한 대학교를 기피하거나, 아니면 이를 위해 학생이 파트타임 잡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다. 


대학입시 설명회라고 했지만 대학 학비 절감을 위한 특강이었던 설명회는 참 많이 도움이 되었고, 실제 대학교 선정을 할 때도 이런 부분을 많이 고민했다. 결국 학생이 어느 대학교를 갈지 선택하지만 부모가 감당할 수 있어야 그 선택이 최종선택이 되는 것이란 것을 아이들은 뼈저리게 받아들였다. 이런 이유로 아이들 친구 중에 한 명은 아예 out of state 대학은 갈 생각을 하지도 않은 친구가 있는가 하면, 한 명은 유명 사립대와 주립대 중에 고민하다가 주립대를 선택해 가기도 했다. 또 많은 친구들이 파트타임 일을 하며 용돈 마련과 자신의 자가용 유지비용 등을 벌려고 노력했다. 이런 과정들을 지켜보며 나는 그래도 미국 아이들이 고등학교 졸업 이후 좀 더 독립적이고 자립적으로 커가는 것은 맞는 것 같다고 이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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