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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글 Apr 28. 2022

이메일이 왔다. BTS Night? 뭐지??

BTS 방탄 소년단이 한참 미국에서 뜨고 있을 시기였다. 

BTS가 아침 방송에도 나오고 UN연설에도 나왔다. 

너무나도 신통방통했고 그런  K-Pop 가수가 자랑스러웠다. 

한국학교에  BTS 팬 이라며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도 생겨났다. 

이제 BTS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같았다. 

 

어느 날, 이메일을 받았다. 

학교에서 온 이메일이었다. 

죽 훑어보는데, 오잉?  BTS Night?

그 찰나 잠깐의 순간에 스친 생각은 학교에서 저녁때 BTS 공연을 같이 보는 이벤트를 하나? 


News and Announcements


Didn’t make it to BTS Night? Not sure how to navigate your way through Cr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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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FORGET:


Come early on BTS night to enjoy a Chick-fil-A dinner and support 


하지만 이내 BTS night 이 뜻하는 바를 알았다. 

Back To School Night

새 학기를 시작하면서 학교에서 부모를 초청해 

아이들의 스케줄에 따라 교실을 이동하면서 

교사를 만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아이들 수업 시간표에 따라 부모들은 교실을 돌아다니며 

교사의 일 년 계획에 대해 약 10분간의 브리핑을 듣고, 

질문 시간을 갖는다. 

교사들은 어느 부모가 왔는 지를 체크하고, 

질문이 아니더라도 코멘트를 자신에게 해달라며

 메모지를 나눠주기도 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교사의 수업을 들으면 

대강 이 분은 어떤 성격이고, 

이 수업 시간은 어떻겠구나 하는 감이 온다. 

교사들은 대부분 PPT를 보여 주며 브리핑을 하는데, 

공통적으로 먼저 자신의 소개를 간단히 한다.

다들 자기 가족사진을 보여주며 

자신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이 어떻게 되고, 

같이 무엇을 하는 등등의 이야기를 한다. 

싱글인 한 교사 분은 자신이 여행한 

미국 지역을 표시해 놓은 지도를 보여주며

자기가 미국의 모든 주를 여행해봤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그 뒤로 또 하나 공통적인 소개는,

어떻게 점수를 매기게 되는지이다. 


예를 들어 


테스트 30%, 숙제 25%, 중간&기말시험 45%


혹은 


프로젝트 45%, 출석 10%, 숙제 25%, 테스트 20% 


이니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수업에 대해 설명하는데, 

어떤 교사는 내 수업을 들으면 일 년 후 무엇, 무엇을 배우게 되며, 

실생활에도 어떻게 적용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어떤 교사는 주로 수업 시간의 구성이 이러이러하게 이루어진다고 한다.


예를 들어 한 과학 교사는 이론 몇 시간, 실험 몇 시간 하게 되며, 

이번 학기 가장 큰 프로젝트는 무엇이다라고 소개했다.  


스페인어 교사는 실제 게임을 준비해서 부모들과 함께 해 보면서 

아이들이 이런 재밌는 게임으로 공부를 하게 된다고 하기도 했다. 


AP (Advanced Placement)  과목 선생님들은 

실제 공부하게 되는 범위와 그 속도가 쉽지 않으니 

어려우면 언제라도 선생님을 찾아오라고 하고,

튜터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한다.


악기를 다루는 음악 클래스는

실력에 따라 오디션을 보고 레벨에 따라 클래스 배정이 달라지는데,

(아이들 학교에는 수준에 따른 클래스 레벨이 4개였다.)

실제 악기 과외수업을 받는 아이들이 몇 % 이상된다고까지 알려주면서

레벨을 올리길 원하면 과외수업을 받는 것을 권하기도 했다. 


AP 사회 과목을 가르치는 한 선생님은 

CU Boulder (콜로라도 주립대 볼더 캠퍼스) 입학 담당자와 이야기했는데, 

똑똑한 아이들을 보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자신의 수업을 들은 아이들이 100%  AP 크레딧을 딴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학교는 개학 후 2주 안에 이러한 BTS Night을 통해 

학교와 교사들의 계획을 부모에게 이야기하고, 

부모는 학생의 특이사항을 선생님에게 알린다. 

담임 선생님이 따로 없는 미국의 중고등학교는 

이렇게라도 해야 교사와 학부모가 한 번 만나게 된다. 


잠시나마 즐거운 상상을 했던 BTS Night. 

알고 보니 이 이메일을 받은 다른 학부모도 

처음에 이메일 제목을 보고 방탄소년단 BTS를

생각했었다고...


BTS Night에 BTS를 보는 것처럼 

커다란 환호성을 지르지 않더라도  

1년간 우리 아이들을 가르칠 분들이니

제발 좋은 분들을 만나서


아이들의 “피, 땀, 눈물” 이 헛되지 않기를


“다이너마이트”처럼 빵 터지는 기회가 오기를. 


그들의 인생이 “버터”처럼 스무스하기를


모든 엄마들은 바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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