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집에 컴퓨터가 없다니 나의 계획은 무산되었다.
사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가지 경로로 학생들을 지도하려고 했었다.
<모두의 한국어>를 사용하는 온라인과 <표준 한국어> 교재를 이용하는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면
같은 내용을 몇 번 반복하게 되는 셈이 되므로 빠른 시간 내에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컴퓨터가 없다.
이제 한국에 온 지 몇 달 안 된 학생은 이제야 스마트폰에 적응하는 중이었다.
물론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이니 곧 컴퓨터를 배우게 될 것이고, 얼마 지나지 않으면
아마 나보다 더 컴퓨터를 잘할 수 있게 되리라.
하지만 지금은 내가 기대했던 두 가지 경로의 학습은 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나는 주어진 시간 동안에 교재와 여러 가지 부교재를 가지고
학생과 함께 공부하는 수밖에 없었다.
주 교재는 국립 국어원에서 발행한 <초등학생을 위한 표준한국어 의사소통 편>을 사용하고 있다.
아마 대부분의 한국어 교실에서 이 교재를 사용할 것이다.
중도 입국 학생들이 한국의 학교와 교실에 적응할 수 있도록 내용이 구성되어 있어 좋은 교재이다.
익힘책도 이용하고 있는데, 한국어 수업에서 배운 문법 사항이나 어휘 등을
연습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숙제나 복습하기에 좋다.
그럼에도 그 연습 문제의 양은 충분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국립 국어원에서 나온
<초등학생을 위한 표준 한국어 익힘책> PDF 파일을 다운로드하여
매번 배우는 내용 부분을 프린트해 사용하기도 한다.
이는 국립 국어원 한국어 교수학습샘터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https://kcenter.korean.go.kr/kcenter/index.do
온라인 사이트 <모두의 한국어>를 소개하며 얘기했듯이
<초등학생을 위한 표준한국어 의사소통 편>에 나온 목차는 <모두의 한국어>에 나온 콘텐츠 목차와
그 내용이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여건만 맞다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통합 수업이 가능하다.
<초등학생을 위한 표준 한국어 저학년 의사소통 2> 목차
1. 친구와 인사해요
1. 친구와 인사하기
2. 새 짝
3. 친구에게 부탁하기
4. 친구 집
5. 친한 친구
6. 친구 칭찬하기
.
.
.
<모두의 한국어> 2단계 1단원 콘텐츠
따라서 한국어 수업 시간에 교재를 통해 배우고,
<모두의 한국어>에서 다시 한번 복습을 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각 단계 마지막에는 형성평가 있어 그동안 배웠던 것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문제는 20문제로 쓰기를 제외한 다른 문제들은 마우스 클릭만으로 문제를 풀 수 있다.
하지만 쓰기 문제는 한국어 키보드를 사용해야 해서 어린 친구들이 사용하기 어려울 수도 있으니
이 부분에 있어서는 평가 방법의 대안을 만드는 등 선생님의 융통성이 필요하겠다.
국어 교과 수업을 위해서는 일단 국어 교과서를 이용했다.
교과서는 국어 수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가장 잘 알 수 있는 자원이었다.
미국의 한국 학교에서도 한국의 국정 국어 교과서로 수업을 하기도 한다.
초등학생 수준에서는 문법 용어를 어떻게 말하는 지,
어떤 순서로 진행하는 지 잘 나와있고,
몇 개 학년의 국어 교과서를 살펴보면 어떤 차례로 국어 진도가 나가는지
알 수 있어서 학생의 수준에 맞춰 1학년 교과서를 사용해 가르치지만
학생 학년에 맞춰 심화 학습을 해 줄수도 있다.
다만 학생들의 어휘가 너무 부족해서 학년에 맞춘 학습은 좀 많이 어렵긴 하다.
<모두의 한국어>를 사용하려면 <에듀넷> 회원 가입을 해야 하므로
<에듀넷>을 활용할 수 있다.
교과서를 이용하기 위해 <에듀넷> 수업 연구 자료를 참고로 하면
어떤 방식으로 가르쳐야 할지 감이 잡힐 것이다.
그 밖의 부교재로는 독해 문제집과 맞춤법, 받아쓰기 문제집을 사용하고 있다.
아래 문제집들이 지금 사용하고 있는 것들인데,
이 교재가 한국 네이티브 학생들에게는 어떨지 모르겠다.
그런데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는 그 수준이 맞고,
그 내용이 쉽게 구성된 것 같아 선택했다.
뭐니 뭐니 해도 가르치는 학생들의 수준과 맞는 쉬운 교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교재마다 특징이 다른데,
낱말 카드가 있어 어휘 공부를 하고 짧은 글짓기를 한다든지,
예쁜 스티커가 있어 꾸미기를 할 수 있기도 하다.
또 어떤 교재는 큐알 코드를 찍으면 듣기 파일을 들을 수 있다든지,
아래와 같은 해설 영상이 나오기도 했다.
아마 다른 교재들도 이런 식의 여러 기능들이 다 있을 것이다.
아이의 특성과 수준에 맞는 교재를 선택해 즐겁게 한국어 수업을 하면 더 좋을 것이다.
주어진 시간은 너무 짧고 학생들과 할 것은 너무 많았다.
게임도 하고, 책도 읽고, 프로젝트 활동도 많이 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우선 하나라도 한국어를 더 빨리 익히는 것이 급선무라
한정된 시간이 너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