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 않은 사랑의 색깔은 검은색이다. 아직 불이 붙지 않았지.
서로의 체온이 계기가 됐던, 뜻하지 않게 들켜버린 부끄러운 마음이 됐던, 숯덩이같이 딱딱하고 검었던 사랑 덩어리는 금방 불이 붙어버린다.
그리고는 금세 빨갛게 변해버린다.
한 번 타기 시작한 숯덩이는 무섭게 타오른다.
"사장님, 여기 숯 좀 더 넣어주세요, 숯이 많이 부족해요."
"손님, 고기는 그렇다 치고, 손님까지 몽땅 타서 없어지겠어요. 손님 꼴 좀 봐요. 머리카락은 벌써 타기 시작했는걸요."
"젠장 그럼 뭐 어쩌라고요, 내 사랑은 이렇게 빨갛고 뜨겁기만 한데."
얼마 지나지 않아 사장이 말했다.
"거 참 이것 봐, 다 타버린다니까. 내가 말했잖아. 사랑은 무슨, 다 타서 하얀 재 밖에 안 남았잖아."
빨갛게 타오르던 사랑은 하얀 재가 되어버렸다.
"수치심이 드네요. 사장님 말을 들을 걸 그랬어요. 술이나 마실래요."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불렀죠. 일렉기타 소리와 묵직한 드럼 소리.
오, 속이 울렁거려요. 언제나 날 토닥여주던 드럼 소리였는데 오늘은 내장까지 토해내라는 듯이 내 등을 두들기네요.
속이 울렁거렸던 내가 게워냈던 건, 토 대신 억센 감정이었고,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열기였어요.
원래 내 사랑은 나를 태울만큼 뜨거웠었는데, 이젠 고구마 하나 구울 열기도 남아있지 않네요.
하지만 난 같은 짓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겠죠. 아직까지도 내가 그 노래만 들으면 그 때 생각이 나는 것만 봐도 그렇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