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하고 집까지 걸어왔다. 한 시간 정도 걸리는 밤거리를 걸으면서 하늘을 보니 전깃줄이 무성하게 걸려있다.
영등포 역을 지날 때마다 호객행위 하는 할머니들은 빨간 색, 파란 색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서 가만히 나를 쳐다보고 있다. 동물 병원 앞 횡단 보도 앞에 앉은 할머니들. 나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새벽 한 시에는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다. 남자들도 없고 여자들도 없다. 무심하게 걸으면서 단어와 문장을 생각한다. 젊음은 내 몸을 관통했거나 이미 지나갔다. 자잘한 아픔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말하면서 괴로운 건 역시 싫지. 뭘 원하는 걸까 도대체. 다시 물어본다. 뭘 원하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