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듣는다. 계속 해서 쓴다. 비겁해지기 싫다. 똑같은 사람이 되기 싫다. 점심에 밥을 먹다가 갑자기 눈물이 났다. 이유는 모른다. 눈물이 났고, 울고 싶었다. 퇴근까지 많은 시간이 남았는데, 할 일이 아직 많은데, 왜 눈물이 날까. 매장으로 들어가기도 힘들었고, 춥고, 졸렸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먹어야지. 억지로 쑤셔넣었다. 계속 같은 기분이다. 어떻게 해야 할 지 알아도 할 수 없다. 기운이 없다. 기력도 없고. 웃는 얼굴로 이야기 하고 싶다가도, 수심 어린 표정 하나에 마음이 흔들린다. 파문이 일어난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고 싶다.
그래서 어떻게 되는 거냐고 물어보는 데 대답을 할 수 없다.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보면 대답 할 수 없다. 막막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막막하진 않은 걸. 죽는 걸 맨날 생각할 뿐이지. 하루라도 안하면 가시가 돋히는 것처럼 생각해. 밥 먹다가도 죽고 싶고, 집에 걸어오면서 죽고 싶고, 고양이들을 빤히 바라보다가도 행복해서 죽고 싶고, 자기 전에 죽고 싶고, 그렇다. 떨어져나갔으면. 어차피 죽는다고. 막상 닥치면 가장 무서워할거면서 뭘 그렇게 간절히 원하는 지.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쉬고 싶은 거고, 생각하고 싶지 않은거야.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거야. 그게 맞을 걸. 아마도. 가만히 있어도 내 머리는 쉬지 않고 일하니까. 잘 때도 꿈속에서조차도 쉬지 못하게 하니까. 자유를 원하니까, 죽고 싶은거지. 진정한 자유일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육신에서는 자유를 얻지 않을까.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그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