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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주 Sep 20. 2024

3주 차 - 다이어트 열정이 식다

대체 뭐가 문제지? 왜 다 귀찮지?




16일 차


어제저녁을 먹고 금식에 들어갔다. 근데 금식일은 오후 2~3시만 되면 머리에 쥐가 나기 시작한다. 특히 나는 주로 머리를 쓰는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이렇게 머리가 아프면 모든 작업을 스탑해야 한다. 소파에 길게 누워서 한 20분 정도 있으니 괜찮아지는 것 같았다. 생산에 관련된 작업은 할 수 없으니 편하게 할 수 있는 걸 찾아보았다.


결국 e-book으로 구입한 <내 몸 혁명> 책을 꺼냈다. 책의 뒷부분에 다이어트 실천하신 분들의 후기가 있는데 그중에 나를 가장 크게 자극한 것은 ‘고강도 인터벌’에 관한 것이다. 운동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내용이 재차 나오고 있었고 고강도 인터벌을 주 4회 하신 분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나도 해보고 싶어졌다. 


오늘은 금식일이고 이런 날 운동하면 더욱 효과가 좋다고 해서 바로 유튜브를 뒤져서 따라 할 만한 영상을 찾아놨다. 거실에 매트를 펴고 아이패드로 영상을 보면서 따라 했다.


시작부터 끝까지 죽을 뻔했다. 고강도이기도 한 데다가 각각의 운동을 따라 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젊을 때는 펄펄 날아다녔던 것 같은데 몸이 이렇게나 뻗뻗해지고 이렇게나 무거워지다니! 새로운 것이 나올 때마다 저걸 따라 할 수 있을까 걱정부터 앞서고.. 그 와중에 대구 살 때 맛이 간 손목은 서서히 무리를 느끼기 시작했다.


딱 15분 짜리라서 3분에 한 번씩 휴식을 하긴 했지만… 정말… 이걸 주 4회 할 수 있을까 싶은… 그런 가혹한 운동이었다… 정말 너무 몸을 안 움직였구나… 책에 나오는 것처럼 ‘의자 중독’이란 병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나는 앉아있는 걸 좋아하는데… 그걸 고치지 않고서는 몸이 회복되기 힘들겠다 싶기도 하고… ㅠㅠ 금식하면서 운동하는 건 정말 쉽지 않았다!




18일 차


오늘 갑자기 그런 느낌이 들었다. 요 며칠 뭔가 다이어트가 정체되는 느낌? 얼굴에 부기가 빠지고 윤곽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몸이 더 이상 슬림해지지 않는 느낌? 아무래도 식단이 잘못되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내 몸 혁명> 책에서 식단 프로그램 부분을 자세히 읽어봤다.


역시나… 2주 차부터 저녁이 열리지만 사실 그 저녁에는 단백질 위주의 식사만 허용된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맛나게 '밥'까지 냠냠해버린 것이다. 2주 차 이후로는 점심에는 밥이 허용되지만 4주 차가 되기 전에는 저녁에는 밥을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남편이 사과를 너무 먹고 싶어 해서 마트에 갔다가 한 봉지 사 왔는데… 사실 사과는 3주 차 허용과일이 아니었던 거고..


결국.. 이 다이어트를 제대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내 몸 혁명이란 책을 미리 사서 잃을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너무 사기 싫어서 그냥 블로그에 있는 내용들로 시작했더니 영…


3주 차 성공의 기준은 근육량이 다이어트 시작 전의 상태가 되는 것이란 걸 갑자기 다시 인지하고 나서 체성분측정된 내용을 다시 뒤져보았다. 감사하게도 근육량도 계속 측정되어 기록되어 있었다. 휴… 그렇지만.. 역시 내 느낌대로 남편이나 나나 다이어트 시작할 때의 근육량까지 도달하지는 못한 상태였다.


남편은 1.1kg, 나는 1.4kg 정도의 근육량이 모자랐다. 확실히 금기 음식을 먹어버린 것이 문제가 되는 것 같았다. 남편은 출퇴근에 자전거를 타고 있다. 기어를 최대 높이 올리고 힘들게 페달을 밟아서 타서 그런지 이번 건강검진에 혈당이 많이 떨어진 것이 보였다. 그래서인지 같이 다이어트하면서도 단백질 양이 나보다 많이 빠지지 않고 전체적으로 체중도 적절히 감량되고 있다. 반면 나는 방학하면서 집에만 계속 있었더니 체중의 변화나 체질의 변화가 정체된 느낌이다.


남편과 상의 끝에 우리는 3주 차를 한 번 더 하기로 했다. 금기 음식을 먹지 않고 운동을 병행하면서 한 번 더 해서 근육량을 채우기 위해. 사실 3주 차 들어오면서 뭔가 마음부터 축 처진 기분이 되고 말아서 하기는 하는데 영 흥미가 떨어진 상태로 대충 하고 있는 것 같더니 역시나 구멍이 생기는 것 같다.


남편은 너무 제대로 하면 오히려 힘들 거라며 약간의 틈을 자꾸 만들고 싶어 하지만 나는 다이어트가 끝나는 시점에 드라마틱한 결과를 얻고 싶어서 자꾸 제대로 하고 싶어 진다. 아무래도 그게 나를 더 지치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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