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순은 무슨, 청춘이 또 하루 지나갔다》
소개팅이라는 말은
낯선 두 사람을 ‘소개’하고 ‘팅’ 한다는 의미일까?
누군가를 통해
누군가를 만나게 되는 구조.
참 오래된 방식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소개팅을 한다.
우연처럼 포장된 가장 계획적인 만남.
처음엔 친구의 친구였다.
그 다음엔 모임에서의 지인.
그리고 이제는 누군가의 카카오톡 추천 친구.
세상이 연결될수록, 소개팅은 더 구조적이 되었다.
우리는 그 구조 안에서 자기 취향과 가치관을 걸러낸다.
낯선 얼굴을 마주하기 전,
그 사람이 나의 하루를 망치진 않을지 걱정부터 하는 시절.
그래서 나는 나만의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사람을 평가하기 위한 리스트가 아니다.
내가 덜 다치기 위한,
조금 더 솔직해지기 위한
'나 자신에 대한 체크리스트'다.
� 나의 소개팅 전 체크리스트
그 사람과 말이 통할까?
→ 잘생긴 것도 좋지만, 대화가 안 되면 나는 조용히 접는다.
감정 표현을 잘하는 사람인가?
→ 나는 표현을 많이 받으면 사람 마음이 풀리는 타입이다.
본인의 감정과 상황을 말로 풀 수 있는 사람인가?
→ 싸움보다 침묵이 더 무서운 나에겐 꼭 필요한 조건이다.
매너와 위생 감각이 있는가?
→ 소리는 낼 수 있어. 근데 국물 튀기는 건 못 견딘다.
내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는가?
→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 듣는 태도가 좋은 사람이 오래 간다.
이 리스트를 다 통과하는 사람을 만난 적은 없다.
사실, 나 자신조차 이 기준을 다 지키고 있진 않다.
그럼에도 이 리스트는 나를 보호해줬다.
서운해지려는 찰나, ‘맞지 않았던 거야’ 하고
내 마음을 한 발짝 뒤로 물러나게 해주었다.
사람을 만난다는 건 결국
내가 누군지, 어떤 관계를 원하는지를
계속해서 확인하는 일 같다.
누군가를 만나고,
실망하고,
가끔 설레고,
때로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흘러가고.
그러는 동안 나에게는
내가 원하는 사람이 조금씩 더 또렷해졌다.
지금의 나는
누구를 선택하는 기준보다
내가 어떤 사람으로 남고 싶은지를 먼저 생각한다.
그게 바로, 소개팅을 통해 내가 배운 것.
그리고 여전히 나를 지켜주는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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