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호 소개팅 후, 연락을 끊은 건 그가 아니라 나였다

《청순은 무슨, 청춘이 또 하루 지나갔다》

by 설야

소개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

나는 한참을 생각했다.


"이 사람이 나에게 맞을까?"

"조금만 더 만나보면 괜찮아질까?"

겉보기엔 참 괜찮은 사람이었다.


예의 바르고, 성실하고,

대화도 무난하게 흘러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자꾸 핸드폰을 멀리 두게 되었다.


답장을 미루고,

만날 약속을 잡으려다 말고,

이유 없이 피하게 되었다.


그때 알았다.

연락을 끊은 건 그가 아니라 나였다는 걸.

나도 모르게, 조용히 거리를 두고 있었다는 걸.

그 사람이 나쁘지 않았기에

더 미안했고, 더 조심스러웠다.


나조차도 정확히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기에

그저 ‘안 끌려서’라는 말로 스스로를 설득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그게 마음이 아니라는 걸.

끌리는 게 없었다는 건,

어딘가 나와 맞지 않았다는 징후였다는 걸.


이젠 애매한 감정에 매달리지 않기로 했다.

애써 이어가려 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솔직한 선택을 하기로 했다.


소개팅에서 중요한 건

상대의 점수를 매기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이 어떤지를 정확히 알아차리는 것.

그리고 그 마음에 책임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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