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호차 어쩌면 외로움이 아니라 허전함이었다

《청순은 무슨, 청춘이 또 하루 지나갔다》

by 설야

한동안 소개팅을 자주 나갔다.


주말이면 약속을 잡고,

그 사람의 말투, 분위기, 취향을 관찰했다.


처음엔 그게 외로워서 그런 줄 알았다.

누군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고,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으니까.


그런데 어느 날,

소개팅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문득,

이게 외로움 때문이 아니었단 걸 깨달았다.


외로움은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감정이지만,

허전함은 내가 나를 채우지 못할 때 생긴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누군가와 만나도

마음이 안 채워지는 느낌.


웃고 떠들었지만

돌아오는 길엔 더 공허해지는 마음.


그건 그 사람이 문제라기보다,

그 시간 동안 내가 나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잘 보이기 위해',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진짜 내 마음은 미뤄뒀던 시간들.

요즘 나는 허전함과 외로움을 구별하는 법을 배운다.


누군가가 아니라,

내가 나를 먼저 채우는 연습을 하고 있다.

허전한 마음을 사랑으로 덮으려 하면

그 사랑은 더 빨리 사라지더라.


사람이 그립다면,

내 마음도 함께 그리워해야 한다.

그게 진짜 외로움이고,

그럴 때 비로소 따뜻한 관계가 찾아온다는 걸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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