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에 가다] :
문을 열고 나오며

덧붙이는 이야기

by 그린

여기서부터는, 본문과 무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앞서 우리가 엿보고 온 한 대안학교의 일상은 '대안교육'이라는 거대한 장소로 통하는 문에 뚫린 창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말하자면, 그 문을 먼저 열고 나온 사람 축에 속합니다.

사실 대안학교 재학생 중에는 본인의 의사보다도 '부모님의 교육 가치관'이 대안교육과 상통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학교에 입학하게 된 아이들이 많습니다. 비교적 아래 학교급인 중학교의 경우 이러한 경향이 보다 짙어지기도 합니다. 반면 저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대안학교에 입학하겠다는 결정을 손수 내린 사례에 해당합니다. 스스로가 원해서 걸어온 길이기에 자연히 저는 '대안학교'라는 공동체에서의 생활을 고평가하게 되었고, 처음 이 글의 방향성 역시, '많은 오해에 휩싸여 있는 대안학교의 실체를 제대로 그려낸다'라는 목적을 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대안학교의 실체를 그려내기 위해서는, 어떠한 가치 판단이나 선입견이 묻어나지 않은 서술만이 제기능을 다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분명히 말하자면, 모든 대안학교 졸업생이 대안교육을 우호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닙니다. 마냥 자유로울 것만 같지만 실상은 공립 학교보다도 많은 규율과 규칙이 존재하는 까닭에 학교생활을 편히 여기지 않았던 학생들도 존재하며, 졸업 이후에 대안교육을 되돌아보니 비로소 자신과 맞지 않았던 부분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하는 학생들도 존재합니다. 대안교육에 실제로 몸을 담았던 학생들 사이에서도 대안교육을 바라보는 시선이 판이하게 갈리곤 하는 판에, 하물며 대안교육의 울타리 바깥에서 이를 바라보는 제 3자의 경우야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에 있는 그대로 대안학교의 일상을 담아냄으로써, 가치 판단의 영역은 글 바깥에 자리한 사람들의 몫으로 남겨 두고자 했습니다.

객관성이라는 단어는 입에 담기는 참 쉽지만, 몸소 보여주기는 실로 어렵습니다. 때문에 자칫 이 글이 특정 학교를 널리 알리고 홍보하는 느낌이 되거나, 대안교육을 무조건적으로 예찬하는 느낌으로 변하지 않게끔 많은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학교이지만 동시에 어디에도 없는 학교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 특정 학교를 유추할 수 있는 핵심적인 단서는 제외하거나 변형하려 노력했습니다. 만일 저와 같은 학교를 나온 분이 이 글을 본다면, 때로는 '우리 학교가 이랬던가?' 하는 의문을 품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누차 말했듯, 누군가에게는 함께 들여다본 이 학교의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지도 모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학교의 커리큘럼과 행사가 엉뚱한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릅니다. 읽는 이로 하여금 어떤 생각을 하게 하는지에 따라 대안교육이라는 문 너머의 세계의 존립 여부가 달라지게 되겠죠.


부족한 여행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이 비록 거대하고 웅장한 창문은 아닐지라도, 최소한 유리창에 얼룩 한 점 없이 깨끗한 창문으로서 받아들여진다면 좋겠습니다.

keyword
이전 18화[대안학교에 가다] : 학교, 그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