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은 의지는 담백한 생활에서 나온다

초역 채근담 삶의 언어 연재 5화

by 이청락

초역 채근담 삶의 언어 다섯 번째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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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음식을 먹고 검소하게 사는 사람은

대개 청아한 마음을 지니고

호화롭고 사치스럽게 지내는 사람은

힘 있는 자에게 아첨하여 따르다

어느새 자신의 의지나 신념을 잃기 쉬워

의지란 욕심 없는 담백한 생활 속에 더욱 빛나고

절개와 지조는 달콤한 맛과 아름다운 옷을 좇다가

이내 잃어버리게 된다고 말한다.


대저 성리학이 한반도에 들어온 후 우리는

사농공상의 관념 속에서 살아오기를 수백 년의

시간을 보냈다.


양명학이나 실학의 실사구시를 따르지 아니하며

경제적인 발전과 경제적인 자유를 바라면서,

그것을 달성하기도 쉽지 않고 그렇다고

내적인 형이상학적인 정신과 철학을 채우려 해도

그것 또한 쉬이 곁을 내어주지 아니하니

참으로 허허롭기도 할 법이다.

이러고 이렇게 잠깐 눈감고 생각해 봄에,

이 21세기의 1/4의 지점에 멈추어 생각하기로

우리는 참으로 '중간자'이다.


비움이 좋고 무소유가 좋다는 바람이 불 때

우리는 적어도 하나는 느낌이 있었다.

들여놓기 시작하면 집은 금방 가득 차지만

결국에 정리 정돈을 하여야 하고 그렇게

채워 둬도 막상 외출할 때 입을 만한 옷도

적고 당시에는 대기줄을 서서 산 신발이나

가전제품도 쓰다 보면 그렇게 왜 줄까지 섰었나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런 생각의 결로

적어도 하나 드는 느낌은 무소유가 썩

나쁘지 않겠다는 느낌 정도는 있었으리라.


지난 일주일간 전자책매출의 상위 탑 5는

경제경영서적과 자기 계발이 주를 이루었다.


물질이 결과가 되어서는 안 된다. 물질이

과정안에서만 머물러야 사람은 사람으로

견딜 수 있고 결과 이후에도 다시 일어서고

움직이는 동력이 생긴다.

그러고 보면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것이

부자가 되고픈 열망의 결과라면 그

사람에게는 참으로 그 호화와 사치로 인해

그 인생의 결말이 좋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경제적으로 뛰어난 성공을 이룬 부자들이

보여주는 겉모습을 필자는 그들이 그만큼

벌면 그만큼 써야 경제가 돈다는 생각에

극히 찬성한다.

하나 그 옷이 비싸고 그 차량의 가격이 크다고

해서 그 부자나 재벌들이 그것을 입고 그 차를

타는 것이 일시적 현상일 뿐 그들 하루의

24시간에 아무 의미 없음을 우리는 깨달아야

하겠다.


허나 많은 일반인은 그것을 목표로 하고

그것의 소유가 결과라고 생각한다. 정확히는

많은 '중간자'들이 그것의 가격과 찬란함에

매료되어 그것이 결과이고 그것이 목표가

될 값이라면 초역 채근담의 다섯 번째

말들은 지극히 당연하다.


집 앞 독서실을 한 번이라도 이용해 본

사람들은 안다.

서울대를 갈만하고 의대치대한의대를

갈만한 사람이 가장 독서실에서 늦게

나온다.

프로야구 인기스타인 이대호 씨가 말한 것처럼

메이저리그에 간 이정후 선수도 하루에

몇백 개씩 방에서 방망이를 돌리며 연습하는데

이정후 선수의 선천성에 반의 반도 못 되는

선수들이 후천적 노력도 이정후 선수의 절반도

못하면서 성공하길 바란다?

이건 어불성설인 것이다.


재벌의 자리에 맡겨도 그 일을 잘 해낼

중간자도 있고 재벌의 자리에 맡겨도 그것을

거덜낼 중간자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단지 자신도 모르게 호화와 사치에

빠져들기가 쉽다는 사람에겐 그야말로

소박한 음식과 검소하게 사는 것이

스스로를 위해서도 맞다고 생각을

해보게 되는 것이다.

그에게는 무소유야 말로 금과옥조처럼

따라가야 할 명제가 된다.


재벌이나 부자의 24시간을 대신 살아보면

정신없고 소파에 누워 유튜브 쇼츠를 보기에는

만무한 열심히 사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말 위에서 천하를 얻을 수 있어도 천하를

경영하는 것은 말 밑에 내려와서 달려야 한다.


두뇌를 쓰라고 하고 머리를 굴리라고 할제

사람들은 대부분 잔머리도 쓰고 남도 적당히

속여먹어야 조금의 성공과 조금의 부 라도

거머쥐지 않을까 생각을 하지만, 실제

그렇게 거머쥐는 부나 성공이 작고 또한

타인에 기생하는 것이며 또한 내 마음의

철학도 채울 수 없다면 그 사람은 그 이후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인가.


생각은 찰나에도 수만 번을 할 수 있다.

우리에게 정작 생각이란 사유이고 사색이며

슬로싱킹이다.


그런 저간의 과정, 그런 저간의 상황, 그런

저간의 이야기와 서사를 들어서 그 이후

이 초역 채근담의 다섯 번째 이야기를 들으면

조금 느낌이 다르리라 생각된다.


소박한 음식과 검소한 생활 속에서 더 성공

하지 못하는 한탄과 자조는 있을지언정,

마음은 깨끗하고 청아할 수 있음이 맞다.

내가 어떤 중간자의 형상이고 어떤 선인이고

어떤 악인이고를 떠나 후두엽을 자극하는

시각적인 것에 누구나 빠져들기 쉬운 인간

이라고 할제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것을 보면

그것이 탐나고 그것이 결과이면 그것에 쉽게

무릎을 꿇게 되니 초역 채근담의 이야기 대로

자신의 의지와 신념을 잃기도 쉬우리라.


해외여행을 나가도 북위로 오를수록

대류의 방향이 다름에 비행기도 반대방향으로

비스듬히 운용되어 올라온다.

우리가 아파트의 층계를 올라도

산사나 공원처럼 주야장천 일방이 아니라

단 1층에서 2층을 가도 동쪽으로 열개 오르고

멈추지가 있고 다시 서쪽으로 열개 오르며

위에서 보면 타원형으로 설계해 공간을

집약적으로 사용한다.

그런데 왜 이번엔 동쪽으로 가고 왜 저번엔

서쪽으로 가느냐 힐문하여 물어볼 텐가?


각자의 철학적 위치 또한 그 층이 다 다르다.


2층에 선 자와 21층에 선 자에겐

다른 방식과 다른 이야기가 적용되는

법이다.


종교계의 거목을 만나다 보면

그리하여 질문을 하다 보면

이것도 맞고 저것도 동시에 맞다는

이야기가 그에 나온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나는 아직도 호화롭고 사치한 것이 매양 좋으며

이것을 반드시 컨트롤할 수 있다는 사람이

보기에는 초역 채근담의 소리는 들을 가치도 없다.

이에 필자는 더하여 생각기로, 호화롭고

사치한 것이 사람을 망침에 동조하지는 않아도

타인의 능력에 나의 능력 한 푼의 기여도 없이

호화와 사치를 누리는 사람은 반드시 그 맘이

조급하리라고 본다.


나는 중간자의 어떤 지점에 서 있는 사람이건 간에

위의 그런 마음이 조금이라도 드는 중간자는

멈추어서 사색과 사유하기를 바라본다.

사색과 사유는 눈을 뜨고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눈을 감고 슬로싱킹을 해봄에 그가 마치

구운몽의 양소유처럼 세상의 단맛쓴맛을 다 보고 나서

재벌이나 부자들도 사치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의

상상과는 다르게 더 치열하고 더 바쁘게 사는 모습을

떠올리며 그가 차분히 이렇고 저러한 것을 다 떠나

내 것이 비루해도 내 것에서 시작하고

명상이 이리도 좋음을 알아서 소박하고 검소한

와중에 실력을 쌓고 기회를 쌓기에 바빴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다.


주먹황제 김두한은 정치 1번지 종로에서 국회의원

으로 당선되면서 "다른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나는 할 수가 있어요"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었다.

그 말을 그가 지켰느냐를 떠나 다른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사람이 위대한 사람, 대단한 사람이다.

남이 싫어하는 일도 할 수 있고 타인이 유혹당함에

미혹되지 않는 사람이 정말 위대한 사람이다.


목표 그 이상의 목표를 생각하고, 저 산 저 너머를

생각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생각하면 참으로 무소유도

좋고 명상도 참으로 좋아지지 않겠는가.

유혹되는 환경에 처해 그를 이기는 대단한 사람이

되지 말고 나태해진 중간자가 아니라 적어도 활동하는

중간자가 되겠다고 생각한다면 초역 채근담

다섯 번째의 이야기를 이제는 읽어볼 시간이 왔다.


그런 사람은 일심이 있고 집중이 있고 몰입이 있으며

실천력을 갖고 있을 값에 그에게는 그저 행동하는

의지만 곧게 있을 나름이다. 그 길에 어찌 사치와

호화로움에 빠지는 번잡스러운 생각이 깃들 수 있겠는가.

개안하고 바라본 초역 채근담의 다섯 번째는 그렇게

이제 온연하게 말한다.


"곧은 의지는 담백한 생활에서 나온다"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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