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도 재택근무하는 몬테네그로

수업 없는 날은 학교 안 옵니다.

by Lois Kim 정김경숙

#로이스_몬테네그로_평화봉사단_이야기

#AI는_일하고_인간은_산다


2월 4일 수요일


몬테네그로 평화봉사단으로 매주 화요일은 현지 학교를 방문하는 날이다. 3개월 후 영어 교사로 정식 파견되기 전에 일선 학교의 영어 수업 참관을 하면서 교육 방식과 교육 문화를 익히고 있다.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아드리아해를 품은 도시 바르(Bar)의 한 초등학교를 찾았다. 몬테네그로의 초등학교는 1학년부터 9학년까지(즉,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같이있는 셈). 오늘은 7, 8, 9학년 영어 수업을 참관하며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만났다.


수업을 마친 후, 인상 좋은 영어 선생님과 마주 앉아 이곳 교사들의 삶에 대해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았다. 사실 묻기도 전에 선생님께서 먼저 꺼내는 말이 교사 처우에 관한 것이였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너무나 쉽게^^ 녹록지 않은 급여 수준에 대한 불평을 쏟아낸다. 15년 차 경력을 가진 이 베테랑 선생님의 월급이 약 1,000 유로 수준이라고 한다.


아직 몬테네그로의 평균 급여 상황이나 생활 물가를 잘 모르기에 감이 잘 안왔다. 말도 안되게 엄청 낮은 수준이라고 하셔서 자료를 찾아봤다. 몬테네그로의 전체 평균 월급이 800유로 중반대인 것을 고려할때. 15년을 교단에 선 전문직의 대가치고는 낮았다. 마트 직원이 600~800유로를 번다고 한다. 특히 바르(Bar) 같은 관광 도시의 물가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현재 이곳의 방 한 칸짜리 아파트 월세는 위치에 따라 600유로를 훌쩍 넘기기 일쑤리고. 월급의 절반 이상이 주거비로 빠져나가는 셈이니, 1,000달러는 '나 한 몸 건사하기에도 빠듯한' 수준에 가깝다.


하지만 이 낮은 숫자를 보완하는 것은 교사들에게 주어진 유연한 시간이었다. 수업이 없는 시간에는 학교에 있을 필요가 없단다. 교사들은 일주일에 18시간의 수업을 소화한다. 내가 만난 선생님은 월, 수, 금요일에 수업을 몰아서 진행하고, 화요일과 목요일은 학교에 출근하지 않는다. 이곳의 많은 학교는 수업이 있는 날에만 출근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수업이 끝나면 곧장 퇴근해 집에서 채점이나 수업 준비를 한다. 수업이 있는 날에만 학교에 나오는 대학교수(강사)와 비슷한 셈.


이렇게 학교에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데는 공간 부족이라는 물리적 이유도 있지만, 낮은 월급 대신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사회적 합의가 깔려 있다. 부족한 수입을 메우기 위해 교사들이 수업이 끝나자마자 시간당 약 15달러를 받는 개인 레슨 시장으로 뛰어드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코스가 되었다.


이러한 근무 조건 때문인지 교직원의 90% 이상이 여성이다. 여전히 여성이 가사와 육아를 도맡는 몬테네그로의 문화적 특성상, 오후 1~2시 전후에 일과가 끝나고 수업이 없는 날은 재택근무가 가능한 교직은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이 되었다. 급여는 적을지언정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직업을 유지하게 하는 가장 큰 버팀목인 셈이다. 여름과 겨울 방학이 각 2~3주 정도로 짧아 한국처럼 긴 휴식의 여유는 없지만, 일상 속에서 얻는 시간적 자율성이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교사 평가 방식 또한 독특했다. 교사에 대한 평가는 전적으로 교육부 차원에서 엄격하게 이루어지며, 각 학교에는 교육부 소속 행정 공무원이 파견되어 상주한다. 이들이 학교의 행정 업무 전반에 깊숙이 관여하며 교육 현장을 관리하고 있었다.


부족한 급여를 시간이라는 자유로 보상받으며 각자의 삶을 꾸려가는 몬테네그로의 선생님들. 선생님의 처우 등 교육 부분에서는 어디를 가도 더 나아질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사진

1) 선생님이 매일 작성하는 학생기록부(학생일기, 라고 부름) - 출석, 수업 활동 발표 횟수, 숙제 검사, 성적 등 모두 활동을 수기로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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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8학년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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