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연재 중 향연 03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르망디 시골쥐 Dec 22. 2023

크리스마스

모두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유치원에
솜으로 수염을 만들고
주름을 억지로 그린
가짜 산타할아버지가
오신 날

고이 편지에 쓴
가장 갖고 싶었던 선물을
받던 날

진짜 산타클로스가 없다는
실망보다

엄마 지갑사정이
걱정됐다

지금 생각해 보면
소박하기 그지없는 선물

만능노트와 목도리

어릴 때 기억은
유독 흐릿하지만

빨간 목도리가
보풀이 다 이를 때까지
하고 다닌 기억


산타클로스가 아닌
엄마를 더 기다린

어린 날의 기억

아픈 날도 시린 날도
이제 눈물짓진 않고

추억이다

돌릴 수 없는
시간만큼

나이 들어 버린
어린 소녀

이제는
나이 들어갈
어린 소녀들을 위해

크리스마스에
축복을 기도한다


이전 02화 식물의 인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