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 대한 걱정 대부분은 우려다
아이가 수학여행을 떠나고 집안은 뭔가 텅빈거 같았다.
그래도 여행지에 도착하고 활동을 할 때마다 학교에서 사진과 활동내용이 담긴 전체메일을 보내주니 안심이 되었다.
아이들은 바닷가를 구경하고 바다에 있는 생물들을 관찰했다. 또 근처 아쿠아리움과 잠수함이 있어 유명한 쉐브르의 박물관으로 가서 많은 신기한 경험을 했다.
점심으로는 피쉬 앤 칩스를 먹었다고 한다.
꼼꼼히 적힌 학교 대표 선생님의 글과 사진을 보면서 처음 마음 먹은대로 아이를 보내지 않았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우려했던 아이가 부모와 떨어져 잘 수 있을까 했던 부분도 학교에서는 슬기롭게 대처하는 모습이었다.
전체학년에서 고학년-저학년-유치원반 아이들(가장 어린아이들)을 이렇게 4인1조로 묶어서 한방에 재우는 시스템이었다.
자기전에 필요한 것 양치질, 샤워하기, 파자마로 갈아입는 것 등등을 서로 도와주는거 같았다.
우리아이는 가장 어린반이어서 아마 일방적으로 도움만 받았겠지만,
다행히 형들과 자원봉사선생님들이 여러모로 도와줘 엄마아빠를 찾지 않고 친구들과 책을 읽다가
취침을 잘 했다는 소식까지 들었다.
집에서는 입도 짧은 아이지만 밥도 잘 먹었다니 이제 내 걱정은 거의 사라졌다.
아이의 첫 수학여행 1일차가 별탈없이 지나고 2일차에는 걱정은 사라지고 나는 오랜만에 아이없이 온전한 휴식을 취했다.
이렇게 에너지를 충전했다가 아이가 왔을 때 더욱 사랑해줘야지 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은 2일차에 물고기도 잡고 해적놀이를 하고 관찰한 해양생물들을 표현하는 창작시간을 가진 것 같았다.
해파리 연을 함께 만들어서 날리고 돌로 해적기지를 만들었다.
그렇게 걱정했던 아이의 첫 수학여행은 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고민하지 말고 보내야지라는 나의 생각을 바꾸고 끝이 났다.
밝은 얼굴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내리는 아이를 보면서,
밥도 너무 잘먹고 잘자고 잘 놀아서 돌보기 너무 편했다는 선생님들을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 생각을 바꾸게 해준 많은 사람들이 고마웠다.
지금은 내 팔로 감쌀 수 있는 아이지만 언젠가는 이 품을 떠날 것을 안다.
그 연습의 처음을 잘 해내준 아이가 그저 자랑스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