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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다같이 살면 좋잖아

아프리카를 날아갔다 찾아오는 철새들

by 노르망디 시골쥐

프랑스에서는 3,4월 새들이 나무에 둥지를 트는 시기부터 나무를 자르는 것을 금지한다.

새들이 둥지를 틀고 알을 낳고 부화한 새끼 새들이 날아갈 때까지 나무를 함부로 자르는 곳은 없다.


아침이면 새들이 짹짹 거리는 소리로 눈을 뜬다.

유난히 이맘 때는 새끼 새들도 탄생하는 시기라서 다양한 울음소리들로 가득하다.


가끔 아침에 명상을 한다고 클래식을 틀어놓기도 하는데 어떤 음악소리보다 좋아

요즘엔 음악을 끄고 새소리에 귀를 더욱 기울이게 된다.

눅눅해진 과자를 잘게 뿌셔서 마당에 뿌려놓으면 어떻게 알고 앙증맞은 새들이 찾아온다.

도망가지 않게 살금 문쪽으로 다가가 그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저 평화롭다.


우리 집은 140년된 집이다.

그래서 곳곳에 예전부터 새들이 터를 잡았던 둥지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나무 사이 뿐만 아니라 지붕 밑, 창고 안, 심지어 집의 돌틈에도 어찌알고 둥지를 트는지


KakaoTalk_20250616_060307701.jpg 이 돌틈에 둥지를 틀 생각을 했을까


하루는 창고 담벼락 근처에서 풀을 뽑고 있는데 어린 새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날라다니는 새들 같지는 않고 어딘가 갖혀서 내는 소리 같은데

마침 담벼락의 돌이 빠진 틈이 있어 혹시 여긴가 하고 들여다보니

어미를 기다리는 새끼 새들이 입을 벌리고 반사적으로 먹이를 찾는다.


https://youtube.com/shorts/NLYTVueK0Lg?si=O3x3Ow3_Id7O0anw


어미가 부지런히 주는 먹이를 받아먹고 무럭무럭자라 아마 멀리 떠나갈거다.

우리 집에 둥지를 트는 새 중에 제비가 있는데 아마 그들의 새끼인 것 같다.


프랑스의 제비들은 돌아와 새끼를 낳고 다시 같이 아프리카로 날아간단다.

그리고 다음 봄에 같은 장소로 돌아온다.

우리집 곳곳에는 제비둥지가 허다하다.


매년 수백킬로미터를 오로지 새생명을 위해 날아오는 새들의 집을 치우지 않고 놔둔다.

제비들의 배설물들이 떨어져서 더러워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같이 살면 좋으니까, 매년 제비들이 돌아오면 반가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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