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삶도 같은 이치다
노르망디에 가뭄이 해결되고 나서 심었던 작물들은 힘을 받았는지 쑥쑥 자라기 시작한다.
하지만 5월이 되어도 따뜻한 날씨가 얼마없고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해서 그런지 작년보다는 자라는 속도가 확연히 다르다.
이런 이상기온은 노르망디 뿐만 아니라 아마 유럽대부분 지역에 해당되는 일이었나보다.
시골에 살다보면 날씨에 굉장히 민감해지고 도시에 살 때는 비오는 날이 귀찮았는데 여기서는 반가울 때가 많다.
확실히 계절의 변화와 날씨의 변화에 민감해진다.
그럴수록 작물을 스스로 재배하고 먹을 수 있는 삶에 대해 감사해지고 음식물을 버리는 것에 아까움을 더욱 느낀다.
이상기온이 있고 가뭄이 있었어도 어느정도 자라준 작물들은 뿌리를 깊게 내리고 더욱 위로 자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항상 작물이 어느정도 자라기 시작하면 벌레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특히 주의해야할 벌레는 감자잎벌레와 나비다.
감자는 우리 텃밭에서 가장 지분을 많이 차지하는 작물인데 감자잎벌레가 생기기 시작하면 모든 감자를 초토화 시켜버린다.
텃밭에 약을 치면서 키우는 것도 아니고 수시로 잡초를 메면서 감시를 해야한다.
어느날 무성히 자란 잡초를 제거하고 있는데 빨간 벌레 두 마리를 발견했다.
신기해서 사진을 찍고 남편을 부르니 아직 덜 자란 감자잎벌레라고 한다.
원래는 이런 모습이다.
유럽지역에 서식하는 콜로라도 감자잎벌레로 감자뿐만 아니라 토마토나 가지, 고추 등의 잎을 갉아먹고 알을 500마리나 한번에 낳을 수 있다고 하니 번식력이 어마어마한 벌레다.
우리는 이 벌레는 발견하고 멀리멀리 보내버렸다. 미안하지만,
지금도 수시로 밭을 점검하다보면 양배추 잎 뒤에 나비나 다른 벌레들이 알을 낳을 것을 볼 수 있다.
이 알을 방치해두면 애벌레가 되어 모든 양배추 잎을 먹어버린다.
미안하지만, 알도 모두 제거해야한다.
모든 식물이 탐스럽게 열리면 벌레가 꼬인다.
그건 사람도 마찬가지인거 같다.
그 꼬인 벌레들을 어떻게 잘 발견하고 처리하는지가 항상 관건이다.
텃밭을 보며 항상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