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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벼리 Sep 26. 2023

숨 쉬는 지도

숨 쉬는 지도


     

밤마다 동생이 

작은 지도를 그렸어

화장실 표시가 있다는 거야

내가 맡지 못한 냄새도

동생은 벌름벌름 맡았어     

엄마랑 놀러 간 꽃밭도

쓱싹쓱싹 그려 넣으면

스멀스멀 꽃향기가 난대 

꽃길을 쭉 만들었다는 거야

친구들이 놀린 수군거림도

조금씩 표시해 두면

화가 나서 꿈틀꿈틀 움직인대

숨 쉬는 지도라는 거야

     

동생이 새로운 지도를 그렸어

이번엔 엄청 큰 활주로를 만들었대

소금 사막으로 가는 길이라는 거야

마지막 지도였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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