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된다는 것

문득 창밖을 보니

by 이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대면 활동보다 비대면 활동이 많아지며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날들이 있었다.


평소 헬스를 즐겨하던 나는 코로나로 인해 헬스장을 가는 것보다 집에서 운동을 즐겨 했다. 집에서 하는 운동의 장점은 다른 이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옷을 입지 않아도 됐고, 사람이 많을 때 빨리 기구를 쓰고 넘겨줘야 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헬스장에 있는 큰 거울을 통해 자세를 중간중간 점검할 수 없기에 제대로 된 자세로 운동을 할 수 없었고, 망가진 자세와 무리한 운동을 하던 나는 허리 디스크가 파열된 적이 있었다.


다행히 대학에서는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였고, 캠을 켜야 하는 수업은 하나도 없었기에 누워서 수업을 들을 수 있었지만, 계속 어두운 방 안에서 수업을 들으면 깜빡 잠이 들 것 같다는 생각에 간신히 몸을 일으켜 방 불을 켰는데도 어두운 느낌이 들었다.


구석 작은 창문에 달린 블라인드를 올리지 않았던 것이었다.


블라인드를 올리고, 창문을 여니 문틈으로 옅은 햇빛이 들어오고, 희미한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동물들의 울음소리도 들려왔다.


많은 소리가 나의 귀에 들려왔지만, 나의 눈에는 단 한 그루의 나무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 나무는 내 방 창문으로 보이는 유일한 나무였다.


언젠가 저 나무를 보았을 때 수 많은 잎이 나무를 감싸고 있었지만, 어느새 추운 겨울이 오자 그 많던 잎들은 곁을 떠나, 앙상한 가지만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 나무가 외로워 보이지는 않았다.


거추장스러운 잎을 떼어내고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나 또한 잎으로 앙상한 가지를 숨기는 나무처럼 인간관계에 매달리며 다양한 인간관계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카톡에 새로운 이름이 추가되고, 페북에 친구가 추가되고, 연락처에 번호가 추가되며 앙상한 나의 모습을 가려주는 잎은 늘어났지만, 왠지 모를 공허함만이 그득했다.


감정과 시간을 소모하면서까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인간관계를 만들고 싶지 않았던 나는 나무의 가지를 치듯이 관계를 정리하며 혼자 보내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그 이전의 나는 혼자 밥을 먹거나, 혼자 노는 사람들을 보면 ‘친구가 없나?’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나 또한 혼자 시간을 보내며 그들은 자신의 시간을 오로지 자신에게만 투자하고 싶었던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의 나는 혼자 밥을 먹는 것은 기본이며 카페, 영화관, 콘서트장, 극장, 여행 등 혼자 잘 놀고 있다.


도교 사상에서 외로움은 절망이 아닌 기회라고 여긴다. 나의 시간이 남들에 의해 통제되는 것이 아닌, 나에 의해 통제되기 때문에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창밖의 나무 또한 외롭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그를 바라보고 있고, 그 또한 나를 바라보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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