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물전이나, 어시장, 서민 밥상에 자주 오르는 바닷물고기가 있는데 이름하여 등 푸른 생선의 대표주자인 “삼치”와 “고등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아마도 사촌지간쯤은 되는 것 같아 도막(짧게 잘린 작은 동강) 난 상태에서 색깔이나 모양만으로는 이놈이 삼치인지? 저놈이 고등어인지? 확실하게 구분하기 어려워 바코드가 있는 라벨(Label)을 보아야만 알 수가 있다.
통째(마리)로 판매되기도 하지만 대형마트나 백화점의 생선코너에서는 위생적인 상태로 먹기 좋게 비닐 포장ㆍ판매하고 있어 생선 특유의 비린내가 나지 않아 필요할 때 구이용 반찬으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 다만, 집에서는 구울 때 타면서 내뿜는 연기가 집안 미세먼지의 주범이라 하여 일부 가정에서는 외면하지만 아직까지 미세먼지 발생과 관련한 통일된 자료를 없다고 한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구운 포장 생선에서부터 구운 순살 생선, 구운 생선구이 모둠세트’ 등 다양하면서도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간편 조리 설명서와 양념까지 예쁘게 포장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아예 “구운 생선 대표 쇼핑몰”(홈페이지)까지 개설되어 모바일 신청(주문)만 하면 어디서든 받아볼 수 있고 바다 향과 함께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
반찬 투정을 하는 아이들에게 권해도 비교적 망설이지 않고 잘 먹는다. 맛과 가격 차이는 있지만, 어획량에 따라 어느 때는 고등어 값이 삼치 가격을 앞지를 때도 있으니 몸값은 예단할 수가 없다. 최근 대형마트 수산물 판매 코너에서는 1마리 기준, 생삼치(6천980원)가 생고등어(3천580원) 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었다. 어찌 되었건 고소한 냄새와 부드러운 맛으로 사람들의 코와 혀를 자극하는 대표적인 등 푸른 생선의 최고봉임에는 부인할 수가 없다.
삼치(좌)와 고등어(우)
[삼치]는 ‘바다의 풍운아, 속도광’으로 불리며, ‘가을철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바닷물고기’로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가 제철이다. 춘어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어 다음이나 네이버에서 ‘춘어’란 단어를 입력하면 삼치로 검색되기도 한다.
치명적인 질주본능 때문에 끌낚시(가짜 미끼)를 멸치로 알고 덥석 무는 습성을 이용해 어획하는데 어획되면 바로 죽는다. 그 이유는 몸속에 부레가 없고 아가미 근육이 발달하지 않아서 계속 헤엄치며 아가미로 물을 흘려보내지 않으면 호흡을 할 수가 없어 산소 부족으로 죽는 것이라고 한다.
고등어를 닮았다고 하지만, 수분이 많고 살이 부드러워 회로 먹을 경우 노인이나 아이들도 먹기 좋은 생선으로 지방에 따라 마어(서해), 망어(동해), 망에(통영), 고시(전남), 사라(경남) 등 방언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대부분 ‘삼치’란 이름이 표준어로 통용된다. 또 뇌기능 개선에도 좋아 성장기 어린이의 두뇌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자산어보(우리나라 최초의 어류도감)에 의하면 삼치라는 이름은 ‘세 가지 맛과, 세배 크고, 속도가 세배 빠르다.’라고 하여 붙여졌다고 전해져 온다.
삼치
삼치
[고등어]는 ‘등이 둥글게 부풀어 오른 생선’이란 뜻으로 영양가가 뛰어나 ‘가을 고등어는 며느리도 안 준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라는데, 처음에는 ‘고도리’였다가, 한자로 ‘고도어’로, 다시 ‘고등어’로 바뀌었으며, 한반도 전역에서 1년 내내 잡히는 물고기로 알려져 있다.
‘빛을 좋아하고, 무리를 지어 살며, 등이 푸른 것’이 3대 특성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1ㆍ2위의 생선으로 ‘서민의 친구’, ‘바다의 보리‘란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닌다. 그래서 옛날 가난한 서민들은 양념된 고등어를 불에 바로 구운 것을 ‘고 갈비’라고 하여 영양식으로 섭취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고등어는 잡히기도 하지만, 다른 물고기를 잡는데 먹잇감으로도 많이 쓰이고 있어 잡고 잡히는 독특한 운명을 타고난 물고기이지만, 지금은 통영 욕지도 앞바다에서 고등어 가두리양식이 이루어지고 있어 ‘잡는 고등어’에서 ‘기르는 고등어’로 활어 상태로 전국의 횟집으로 팔려나간다고 한다.
바다에 자원이 풍부했던 시절에는 ‘미끼를 뿌려 새까맣게 몰려드는 고등어를 그물로 잡던 시절이 있었다.’라고 하는데 꿈같은 얘기로 들린다.
고등어
고등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은 2018년 68.1㎏(쌀 72.3kg, 육류 64.3kg)으로 세계 1위라고 한다. ‘수산 강국’ 노르웨이(53.3㎏)나 일본(50.2㎏), 중국(39.5kg), 미국(23.7kg)을 제쳤다. 수산물 소비 방식이나 구매 경로의 다변화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간편식 흐름이 이어지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등어 역시 ‘국민 생선’으로 1990년 1인당 하루 평균 소비량이 가장 많아 명실상부한 ‘선호 생선’ 1위다. 문제는 한국인들의 수산물 소비는 증가하는 반면, 연근해어업이나 원양어업을 통한 수산물 생산량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 자급률(스스로 마련할 수 있는 비율)이 69%로 저조하다고 한다.
따라서 바닷물고기도 어종에 따라 자원 번식과 보호를 위하여 법령으로 금어기(어획금지기간)를 설정하고 있다. [‘씨’(종자)를 말리면, ‘씨’(Sea, 바다)가 마른다.]는 진리를 깨닫는다면, ‘고등어’는 4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의 기간 중 해양수산부 장관이 고시하는 기간(1개월)과, ‘삼치’는 매년 5월 1일부터 5월 31까지 물고기잡이를 금지하고 있으니, 풍성한 바다 자원이 유지될 수 있도록 국민 모두 실천해야 한다.
‘어식백세’(魚食百歲)란 말이 있다. ‘육식'과 ‘채식’은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단어지만, ‘어식’이란 단어는 조금 생소하게 들린다.
하지만, “수산물과 함께 적절한 식사조절과 운동으로 100세까지 건강을 유지하자.”라는 의미로 오래전부터 사용해 온 국민건강 캠페인으로 이해하면 좋겠다.
장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과채류와 함께 수산물을 많이 섭취하였다고 하니, 싱싱한 ‘삼치와 고등어’ 등 수산물을 가까이한다면 아마도 100세까지 건강한 삶을 책임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