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가는 해외
해외봉사 프로그램에는 태권도팀, 전시예술팀, 한국문화팀 그리고 공연예술팀 이렇게 총 4개의 팀으로 구성되어있다. 그리고 나는 공연예술팀이었다.
10월부터 1월까지 4개월 동안 오프닝 공연, 클로징 공연 그리고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공연 준비도 시간이 많이 투자되지만 교육프로그램을 만들고 준비하는 것에 시간이 더 많이 든다. 그래서 학기 중에 봉사활동 준비하는 시간을 많이 투자하게 돼서 힘들 때도 많았고, 도중에 포기하고 싶기도 하였다. 나와 같이 준비하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 '해외봉사 가면 좋은 경험을 하고 온다더라' '해외봉사 가면 정말 좋다더라' 이 말을 믿으면서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준비했다.
그리고 드디어 1월 말에 필리핀 마닐라를 경유해서 다바오로 갔다. 마닐라에서 경유할 때는 필리핀이 겨울에는 제법 쌀쌀하다고 느꼈는데, 다바오에 도착하자마자 사우나에 온 것처럼 숨이 막혔다. 정말 내가 상상하는 필리핀의 날씨였던 것이다.
우리는 공항에 준비된 차량을 타고 산타크루즈라는 지역으로 들어가서 숙소에 갔다. 숙소에서 짐을 풀고 2주 동안의 일정을 정리하고 다음 날 있을 오프닝을 준비하면서 그 날의 하루를 마무리했다.
다음 날 아침에 간단한 체조를 한 후 오프닝 공연을 하러 갔다. 우리가 봉사할 고등학교에서 오프닝 공연을 먼저 했는데, 학생들이 핸드폰도 가지고 있고, 카메라도 가지고 있어서 그때는 생각보다 이 지역의 아이들이 잘 살고 있다고 느껴져서 단순히 문화 봉사만 하게 되는 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유치원으로 오프닝 공연을 하러 갔는데, 거기는 사람들이 바닷가 근처에서 지내면서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면서 지내고 있었다. 아이들은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부모님을 도와서 일을 하고 있었고, 아직 잘 걷지도 못하는 어린아이는 아버지를 도와서 바닥을 쓸고 있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집들을 자세히 보면 모든 집들이 바닥의 거치대가 있는 것이 보인다.)
첫날에는 모든 오프닝 공연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와서 봉사활동을 하는 동안 우리를 도와줄 필리핀 현지 대학교 학생들과 만나 팀을 이루었다. 각 팀마다 3명의 필리핀 대학생들과 팀을 이루면서 우리가 준비했던 프로그램들을 도와주게 된다.
그렇게 2주 동안의 놀이봉사, 집짓기 봉사, 문화 봉사 그리고 체육대회 등을 하며 필리핀에서의 해외봉사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