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_마지막
옆지기의 조리원 생활이 끝나고 ‘세 명’의 사람이 둥지로 돌아왔다. 더 이상 둘이 아니라는 사실은 지금도 낯설다.
튼튼이는 ‘지아’라는 정식 이름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거실과 다른 방들의 인테리어는 육아용 버전으로 바뀌었다. 그렇게 새 가족 맞이는 진행되었다.
매번 빠르게 돌아온다고 느껴지는 일요일이지만, 이번만큼은 기존의 것보다 10배는 빨리 돌아온 것 같다.
먹이고 재우는 과정이 반복되었다. 그 반복은 물론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2시간 뒤에 배고프다고 할 줄 알았던 지아는 20분도 채 안 돼 배고프다는 신호를 보냈다. 며칠간 내가 힘들었던 이유 중 하나는 내 계산대로 돌아가지 않는 지아의 욕구 때문이다.
더군다나 난 지아의 욕구는 ‘울음’ 소리만으로 해석해야 하니 더욱 답답함은 커졌다.
“지아도 똑같은 사람이에요. 지금 밥 먹어도 이따금 금방 배고플 때가 있죠?”
“네.”
“지아도 그런 거예요. 클 때니까 얼마나 더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겠어요…”
어젠 새벽에 몇 시간 동안 잠 못 드는 지아와 잠자고 싶은 아빠의 시간이 이어졌다. 이제는 제법 눈동자의 초점이 맞아졌다. 그녀의 눈빛을 나는 아직 잘 알지 못한다.
지아도 사람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걸까? 지아의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렵다.
이렇게 또 다른 삶의 스테이지로 들어가는가 보다. 아빠라는 삶으로.
그간 본 연재에 많은 관심 가져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인 육아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