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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의지하는 것

쪽쪽이

by 마음슥슥


그녀가 잠드는데 필요한 것이 있다. 잠자리에 엄청 예민한 것은 아니지만, 고기 먹을 때 웬만하면 소금이 필요한 것처럼 그녀의 잠자리에 필요한 한 가지를 꼽으라면 이것을 꼽을 수 있다. 쪽쪽이다.


낮잠이건 밤잠이건 그녀의 잠자리 필수품은 쪽쪽이다


쪽쪽이가 정식 명칭인지는 모르겠다. 표준어를 찾아볼까 하다 귀여운 느낌이라 그대로 옮긴다.


잠에 빠져들었다고 판단해 조심스럽게 발을 옮기고 난 몇 분 이내에 그녀의 울음소리가 들린다면 거의 80%는 쪽쪽이가 입에서 빠진 것이다. 번거롭지만 그녀의 단잠을 위해서 다시 쪽쪽이를 입에 넣어준다.


눈물을 그렁거리다가도 쪽쪽이를 물리면 다시 안정을 찾는듯하다


최근엔 재미있는 일화가 있었다. 그녀의 침대엔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그녀가 잘 자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용도로 설치해 두었는데 그 쓰임이 톡톡하다.


서울에서 문득 그녀 생각이나 카메라를 켰다가 소리 내며 웃고 말았다. 카메라 속의 그녀 모습에 이렇게 웃을 일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크게 웃었다. 쪽쪽이 때문이었다.


그녀는 쪽쪽이로 서커스를 하고 있었다.


말 못 하는 그녀에게 안정을 주고, 옆지기와 나에겐 왔다 갔다 번거로움과 때론 큰 웃음을 주는 쪽쪽이다.


금방 옆지기에게 문자가 왔다. 쪽쪽이 관련 소식이다.


“쪽쪽이 뺐다가 다시 물기 성공! “


자기 손으로 쪽쪽이를 뺐다가 다시 넣었다는 것이다. 지아는 오늘도 고군분투하며 커가고 있다.


요즘 가끔 드는 생각이 있다. 조금만 천천히 자라렴. 잃고 싶지 않아, 순간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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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