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마는 못 참아
그녀는 분유를 잘 먹는다. 그리고 허기짐을 잘 못 참는다. 그녀가 칭얼거린다면 십중 여덟은 ‘배가 고파서’ 일 것이다.
한 번에 200ml 정도를 먹는데 채 10분이 걸리지 않는다. 처음엔 이런 모습이 당연한 줄 알았으나 육아를 하는 주변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누구네 아이는 매번 분유를 남겨서 조금이라도 더 먹이려고 몇 십 분을 더 쓴데.’
‘누구네 아이는 분유를 먹으면 조금 먹다가 계속 쉬어줘야 한데.’
새삼 ‘잘 먹는‘ 지아에게 고맙다. 잘 먹지 않는 부모의 마음은 어떨지 상상도 하기 힘들다. 예전엔 안 먹으면 나중에 먹이면 그뿐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부모가 되어보니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녀는 이따금 젖병을 물려준 내 손을 잡기도 한다. 손에서 느껴지는 힘과 따스함이 날 웃음 짓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