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 시작
요즘 옆지기는 그녀를 돌보는데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평소에도 신경을 안 쓴 건 아니지만 그녀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하나 더 생겼기 때문이다.
“이거 지아 먹이고, 남은 거 우리도 먹으면 되겠다.”
그렇다. 그녀가 이유식을 시작했다. 늘 먹던 분유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맞이한 것이다. 그녀가 이유식을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처음으로 먹었던 스시 오마카세가 생각났다.
당시 기존에 스시라고 먹었던 음식의 개념이 조금 과장하면 사라졌었던 터라 아직도 생생하다.
‘이렇게 맛있는 초밥이 있다니!?’
지아도 지금까지는 분유를 자신에게 주어진 유일한 식량이라 여겼으리라. 하지만 이제 이유식이라는 오마카세의 세계에 입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주인장 마음에 따라’ 음식을 내놓은 오마카세처럼 우리 집 이유식의 내용물도 옆지기의 마음에 따라 결정되니 비유가 더 잘 맞는다.
옆지기는 많은 책과 동영상을 살폈다. 꽤나 많은 시간을 들인 것 같았다. 집에 도착해 보면 이유식에 관한 메모, 이유식 용 새로운 식기가 눈에 보였고, 못 보던 소고기도 냉장고에 보였다(소고기를 보았을 땐 날 먹이려고 옆지기가 산 건 아닌지 잠시 설레기도 했다).
그녀는 낯설어했지만, 차분히 맛을 음미하고 있다. 숟가락을 받아들이는 입이 영 어색해 보이지만, 음식을 삼키곤 파닥이는 팔로 더 달라는 신호를 보낸다. 더불어 옆지기와 나는 이유식을 하는 그녀로부터 큰 웃음을 얻기도 한다.
‘지아야 맘마는 입으로 먹는 거예요. 볼이나 코로 먹는 게 아니랍니다. 특히 눈으로 먹으면 큰일 날 수도 있어요. 조심해요. 그리고 사랑해요. 우리 공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