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공간
거실 스피커가 음성 명령을 듣지 않았다. 몇 주 전부터 먹통이었다. 살펴보니 코드만 꼽혀있고 전원은 꺼져있었다.
“헤이 시리 플레이 뮤직”
된다. 어떤 음악을 틀지 지정하진 않았기에 내 음악 취향을 고려한 음악이 흘러나온 터였다.
그녀 눈이 동그래졌다. 어디서 나온 음악인지, 무슨 소리인지 궁금해하는 눈치였다. 몇 초간을 하던 저지레(?)를 멈추고 가만히 있었다. 그러곤 날 쳐다보았다. 사랑스럽다.
지난주 서울 생활을 정리했다. 이삿짐은 우체국 5호 박스 5개로 정리됐다. 5호 박스 5개라니, 쓰고 나니 재미있다. 가족과 떨어진 지 2년 남짓한 시간이었다.
이젠 옆지기와 지아와 함께인 시간이다. 그녀가 태어난 지 8개월째에 들어서 모든 가족이 함께하게 됐다. 행복하다. 배경이 어찌 되었든 가족이 함께하게 된 자체가 날 웃음 짓게 한다.
이젠 금요일과 일요일에 타던 기차를 더 이상 타지 않아도 된다. 한동안 그녀들과 한참의 시간들을 보낼 생각이다. 본격 백수 가족 추억 쌓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