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어린이집 경험
옆지기와 얼마 전부터 한참을 나누던 이야기가 있다.
“우리 둘 다 일하면 지아는 어쩌지?”
“글쎄,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 거 아닐까?”
어린 지아를 둘러싸고 불안과 걱정이 있었다. 그것은 옆지기와 나의 커리어와 바꿔야만 해소될 수 있는 것이다.
새로운 곳에 취직이 된 옆지기와 어떤 신분의 변화가 생길지 모르는 나에게 지아는 큰 고민이었다.
‘일하는 건 잠시 내려두고 지아만 봐야 할까?’
6월부터 유난히 더운 이번 여름이 지나가면 지아도 곧 돌이 된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낯을 더 가려서 어린이집에 보내기 힘들 거라는 의견이 ’선택적‘으로 내게 들어왔다.
‘지아도 지아 나름이지만 솔직히 이야기하면 나나 옆지기의 커리어도 가만히 놔두면 안 된다.’
이글만큼 혼란함 속에 지아를 이번 주부터 시간제보육에 보내기로 했다.
세상에 지아가 맘마를 마다하다니! 2시간 남짓 맡기는 시간 동안 선생님과 친해지길 바라는 마음에 분유 시간을 끼었다. 분유를 주는 사람과 빨리 가까워졌던 전례를 따랐던 것인데, 그런 지아가 분유를 먹지 않았다고 했다. 속상했다. 내 무능력함이 지아를 괴롭히고 있는 것 같았다.
한켠 이상한 건 혹시 몰라 준비했던 떡뻥은 다 먹었다는 것이었다. 울상이던 내가 훗 하면서 웃음 지을 수 있었던 이유다.
첫날치곤 많이 웃고, 잘 놀았다고 하셨다. 지아를 데리러 들어갔을 때 마침 지아는 울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참 짠했다. 내 품에 폭안긴 그녀의 발이 차가웠던 것도 그날따라 유독 더 차게 느껴졌다. 안쓰러움과 미안한 마음에 지아를 한껏 세게 안아줬다.
이거 원. 아기가 부모와 떨어질 때 느끼는 힘든 만큼이나 나도 힘들어하고 있으니, 아빠 되는 연습은 아직도 멀었나 보다.
종종 글 연재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기다리셨을 독자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밀리지 않게 차분히 써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