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사과머리 그녀

작고 소중한 사과

by 마음슥슥


어린이집에서는 가정에서 하기 힘든 다양한 활동을 그녀에게 제공한다. 그녀는 보통 어린이집에 다녀오면 1~2시간은 기본적으로 잔다. 집에서 놀다가 잘 때와는 질적으로 다른 듯하다.


어느 날 지아는 사과머리를 했다. 머리숱이 아직 얼마 되지 않는 그녀의 머리를 모아 모아 소중히 세운 것이라 더 아기스러웠다.

유심히 찾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수도 있다. 숨은 사과머리 찾기!


지아는 최근까지도 유독 아빠를 닮았다는 말을 들었는데, 과거 내 모습을 떠올리면 바로 사과머리가 떠오른다. 사진으로 각인된 내 모습에서 내가 사과머리를 하고 있어서 그런가 보다.


그런데, 사과머리를 한 그녀는 나와 다른 모습 같다. 과거의 내 모습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여성스러움이 묻어나고, 귀여움이 배가 된 것 같다.


“지아 사과 머리했어요! 아버님 너무 귀엽죠?”


너무 귀여워서 소리를 지를 뻔했지만, 아빠의 체통(?)을 지켜야 하기에 크게 미소 짓는 수준에서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지 않아도 요즘 도치 아빠 소리를 많이 듣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과머리와 미소의 조합은 아마 세상 많은 것들을 녹여버릴수 있을것이다.

옆지기에게 그녀의 사과머리를 보여주고 싶어 오후 시간 동안 사과의 깃(?)을 소중히 다루었다. 자꾸만 꺼져가는 사과의 꽁지가 아쉬웠지만, 그녀의 귀여움은 더욱더 커져간다.

자라나라 머리머리


keyword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