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들을 잡은 건 나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일상이 나를 지나가고 있는 것인지
내가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인지 헷갈린다.
내 삶을 주체는 내가 되라고 매번 배운 거 같은데,
때로는 주체성을 놓아버린 채 ‘될 대로 되라지’해버린다.
될 대로 돼버리라고 생각하고 마음 한편에서는 일이 잘 못되면 어쩌지 하고 걱정하지만…그런데 지나고 보면 생각보다 결과가 나쁘진 않은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그런가 보다. 삶의 핸들을 내가 쥐고 있지 않더라도, 시간은 흘러가고 얼기설기 삶 속에 엮여있던 일들은 그렇게 나쁜 결과는 내놓진 않는 것 같다.
이 부분이 위험하다고 느낀다.
내가 주체성을 잃었을 때 안 좋은 결과가 나와야 경각심을
가지고 내 삶을 움켜쥐려 노력할 텐데, 보통의 결과가 나와버리니 조금만 이 생활에 젖어버리면 핸들은 주인을 잃은 채 아무 일 없다는 듯 제 마음대로 방향을 정하는 것 같다.
버겁고 때론 힘들지만, 그리고 보통의 결과가 나오는 게 안도감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내 삶의 핸들은 내가 쥐고 있고 싶다.
개판의 결과가 나올지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