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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슥슥 Jun 23. 2024

더위야 안녕

여름휴가?!


며칠간 잠자리에 누워 생각한 것이 있다.


‘에어컨 틀까?’


여름이 찾아왔다. 한참 고민했던 날은 올해 첫 열대야를 기록한 날이었다.


여름은 내겐 활기참과 관련된 계절이다. 매년 여름엔 휴가를 계획했었다. 여름은 곧 놀러 가는 계절이었다. 더위를 피해 몸을 쉬게 한다는 전통적인(?) 휴가의 의미와는 사뭇 다르게 나의 여름휴가는 놀러 간다는 그 자체의 의미로 충분했다.


때문에 여름 휴가지는 동남아와 같은 더 더운 지역이거나, 만 보 이상을 걷게 되는 지역 될지라도 재미(fun)만 보장된다면 상관없이 채택되었다. 말 그대로 내가 익숙한 공간이 아닌 자극만 줄 수 있다면 충분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여름은 달랐다. 먼저 휴가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면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시간으로 변경했다. 예전엔 사람들이 한껏 붐비는 시기나 장소를 찾아가기도 했었는데, 요즘엔 그런 상황이 조금 성가시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다음으로 휴가의 목적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과거엔 남들이 가는 휴가니 나도 어디든 갈 것이다라는 생각보다는 ‘이번 휴가엔 무엇을 해야 할까?’ 혹은 ‘이번 휴가의 콘셉트는 무엇으로 하지?’와 같은 꽤나 당연한 생각들을 이제야 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계획성을 일부 버리고, 순간순간에 집중하는 시간을 늘렸다. 분 단위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시간 단위의 계획으로 여행을 채우는 것은 나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순간이 주는 경험이 빽빽이 채워진 일정의 그것보다 더 클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이가 들어버린 것인가?’ 생각해 본다. 계절과 시간과 사람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부쩍 바뀌어 감을 느낀다.


여름은 오고, 곧 7월이 시작된다. 휴가 계획은 아직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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