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by 사탕볼

날마다 출근하여 아이들을 만나 수업을 했지만 20년이 넘도록 단 한 시간의 수업도 똑같은 적은 없었다. 담임을 했던 수백명의 아이들도 똑같은 아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매일 같은 곳을 산책하지만 단 하루도 같은 풍경이 아닌 신기한 곳.


학교라는 길을 산책하던 중에 너무 예쁜 꽃을 만나 행복한 순간도 있었고 발을 헛디뎌 넘어진 적도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1년의 산책을 마치고 돌아보면 행복했던 순간만 기억에 남는다.

이제 짧지 않은 교직의 시간이 흘러 전에 봤던 예쁜 꽃의 향기와 따뜻한 바람의 생생한 느낌이 잘 기억이 안 나서 아쉬울 때가 종종 있다. 그 느낌을 잊지 않으려고 글로 남긴다.

또 어느 날 넘어져서 울고 싶을 때 꺼내 읽으며 다시 산책길에 나설 용기를 얻고 싶다.


혹시라도 함께 산책하는 분들이 넘어졌을 때 읽고 자신의 산책길의 예쁜 꽃을 돌아봐 주면 더욱 감사한 일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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