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낯선 사람이 같이 따라가자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지요?"
"따라가면 안 돼요!"
요즘 아이들은 낯선 사람을 따라가면 안 된다는 교육은 아주 철저히 되어 있다.
교육과정 안에는 국어, 수학 같은 교과 외에 법령에 따라 실시해야 하는 교육이 매우 매우 많다. 생활안전, 교통안전, 폭력예방 및 신변보호, 약물 및 사이버 중독 예방, 재난안전, 직업안전, 응급처치, 성폭력예방 등등...
가르치는 나도 그 항목과 필수 시수, 학기당 몇 회 등을 다 외우지 못한다.
그렇지만 공부만큼 아니 더 중요한 내용들이기에 수시로 교육한다.
오늘은 여름방학 전 실종유괴예방을 위한 수업을 한다.
"낯선 사람은 어떻게 생겼을까? 여러분이 생각하는 낯선 사람을 한번 그려보세요."
어떤 아이는 아주 흉악한 모습으로 그리고 어떤 아이는 예쁜 공주님처럼 그린다. 어떤 그림을 그리라 해도 늘 공주를 그리는 아이 ㅎㅎㅎ
아이들이 다 그린 그림을 받아서 실물화상기로 TV에 띄워 서로의 그림을 보여준다.
저 무서운 사람 누가 그린 거냐며 아이들이 박장대소를 한다. 그중 여자아이 몇몇은 무섭다고 눈을 가린다.
아이들의 그림을 서로 본 뒤 준비한 PPT에서 여러 사람의 얼굴을 보여주며 묻는다.
"이 중에 어린이를 유괴할 것 같은 사람 얼굴이 있나요? 몇 번이 유괴범의 얼굴일까요?"
문신을 하고 있는 1번, 화장을 진하게 하고 있는 2번, 얼굴에 흉터가 있는 3번, 안경 낀 공부 잘할 것 학생 4번 등 10명의 사람의 얼굴이 있다.
아이들은 서로 자기가 생각하는 사람의 번호를 크게 외친다.
"정답은..... 모두 다예요. 저기 있는 모든 사람이 유괴범일 수 있어요."
"아~~~~!!"
아이들은 그제야 알아듣는다.
"나 유괴범이야, 나쁜 사람이야 라고 얼굴에 쓰여있는 사람은 없어. 그러니까 어떤 사람도 믿으면 안 돼. 지금부터 선생님이랑 한 명씩 연습할 거야."
"다현아, 엄마가 다쳐서 병원에 계신데 엄마가 이모랑 같이 엄마한테 오라고 하셨어. 같이 가자."
"..... 싫어요. 가기 싫어요."
"엄마가 다쳤어. 빨리 가자."
"........"
"다현아, 이럴 땐 가족한테 물어보고 제가 알아서 갈게요 하고 자리를 얼른 피해야 해. 알겠지?"
"네."
막상 상황이 닥치면 비록 가상이지만 아이들은 당황한다. 그래서 연습이 필요하다.
"얘야, 아저씨가 차 안에 열쇠를 떨어뜨렸는데 팔을 다쳐서 꺼내지를 못하고 있어. 니가 차에 들어가서 열쇠 좀 찾아줄래?"
"싫어요. 하고 전 빨리 도망갈 거예요."
"그래. 절대 어른은 아이한테 그런 부탁하지 않아요. 특히 남의 차에 타는 건 절대 안 돼요. 알았죠? 그리고 도망갔을 때는 편의점이나 문구점에 들어가세요. 그곳은 아동안전지킴이집이라서 여러분이 위험할 때 도와주실 거예요. 아무한테나 도와달라고 하지 마세요."
"선생님."
우리 반 똑순이가 손을 들고 질문한다.
"아기를 데리고 있는 아줌마한테는 도와달라고 해도 되지요? 아기 엄마는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했어요."
아..... 예전에는 이렇게 가르쳤었다.
"안돼. 아기를 안고 있거나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있는 아줌마라고 하더라도 절대 따라가면 안 돼요."
"왜요? 아기 엄마잖아요."
"너희들 진짜 무서운 이야기 해줄까?"
아이들이 잔뜩 긴장해서 집중한다.
볼선생이 목소리를 깔고 조용히 말한다.
"그 아기도 유괴한 아기일 수 있어."
"악!!! 선생님!!! 무서워요. 소름~~~!!"
"이제 모두 절대 다른 사람 따라가지 않는 거 확실히 알겠죠?"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하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한다.
글자는 천천히 알아도 되지만 이건 절대 잊지 마라.
귀하고 귀한 아이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