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무슨 해괴한 장면인가. 포털 사이트 사회 면에 크게 나올 법한 사진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단체기합이라니!
1학년 엎드려 뻗쳐 시킨 초등교사 아동학대로 고발!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선고!
기사 제목이 절로 쏟아진다.
볼선생의 마지막 한 마디.
"제가 처음부터 그러려고 그런 게 아니고요.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얘들아, 선생님이 시킨 거 아니라고 꼭 말 좀 해줘라.
통합교과 시간.
친구의 동작을 따라 해보는 활동을 하는 중이다.
볼선생이 먼저 시범을 보인다.
"선생님이 하는 동작을 따라 하는 거예요. 한쪽 다리를 들고 반대쪽 허벅지에 발을 대고 한 발로 섭니다."
"선생님, 넘어질 거 같아요."
"한쪽 발에 힘을 주고 균형을 잘 잡아보세요. 그리고 양손을 뻗어 머리 위에서 손바닥을 맞대 주세요."
"선생님, 이거 요가잖아요. 저 해봤어요."
휘청휘청하며 버티다가 못 버티고 다시 하는 아이들이 보인다.
"맞아요. 이 자세를 요가에서는 나무 자세라고 해요. 이제 자세 풀고~."
숨도 멈추고 버티던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앓는 소리를 낸다.
"선생님, 다리가 부러진 거 같아요."
"네~ 학교 마치고 엄마랑 정형외과에 가보도록 하세요."
긴 소리를 짧게 끝내는 볼선생의 노하우. 이거 했다고 다리 안 부러져 괜찮아~ 하는 순간.
"아니에요. 진짜 아프다고요. 못 일어나겠어요."
곧 옆에 아이까지 가세하여 답 없는 엄살이 이어진다.
이런 일을 미연에 방지하는 친절하지만 칼 같은 AI 정답.
"지금부터는 번호를 뽑아서 그 친구가 하는 동작을 따라 하는 거예요. 이번엔 누가 뽑힐까?"
룰렛을 돌려 나온 번호대로 아이가 나와서 친구들이 따라 할 동작을 보여준다.
손으로 머리 위에 큰 하트를 만드는 아이, 태권도 시작 동작을 멋지게 보여주는 아이.
볼선생이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동작들이 아이들에게서 나온다.
그러다 발레 학원에 다닌다는 여학생이 나와서 다리를 일자로 쭉 찢는다.
"야! 그걸 어떻게 따라 해!!"
"난 할 수 있는데?"
못 한다, 나는 된다 교실이 북새통이다.
앞에 나온 아이는 다리를 찢고 손을 머리 위로 올려 발레 동작을 한다.
다음 순서.
아까 다리 찢느라 죽는 소리를 내던 남학생이 나와서 엎드려 뻗쳐를 한다.
"이건 벌 받는 거잖아."
"아니거든. 이것도 운동이야. 팔 굽혀 펴기 할 때 이렇게 하고 하는 거야."
그 와중에 나는 한 발 들 수도 있다고 한 발 들기까지 하는 아이도 있다.
점점 동작의 난이도가 높아지다가 아이들 한 번씩 순서가 다 돌아가고 활동이 끝난다.
"선생님, 또 하고 싶어요."
"재미있었어요?"
"네!!!"
"재미있을 때 그만!"
매정한 볼선생. 종이 치고 쉬는 시간이다.
아이들은 또 하자고 조른 것도 잊고 총알같이 놀러 나간다.
어린이님들아. 집에 가서 선생님이 엎드려 뻗쳐 하라 했다고 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