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본 사람도 몇 안 되는 도시 쿠칭을 소개할게~~
말레이시아 내 국제학교 리스트를 검색하던 중 캠퍼스가 아름다운 ‘툰쿠 푸트라 스쿨’(현 Tunku putra Help International School)을 발견했다. 학교를 보고 나서 도시의 이름을 처음 보았을 때 느낀 생소함과 막막한 충격은 지금도 생생하다.
도대체 쿠칭이 어디고 어떤 곳인지 궁금해할 분들께 인터넷 검색으로 알 수 있는 정보에 현지 친구들이 전해준 이야기와 정보, 나의 경험과 생각을 담아 쿠칭을 소개하고자 한다.
위치 : 보르네오섬 동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주도이다. (관광객의 60-70%가 한국인이라는 보르네오섬 사바주의 코타키나발루에서 비행기로 1시간 20분)
말레이시아 원유, 천연가스 생산지 빈툴루가 있는 사라왁 주라 주 재정 자립도가 높다고 한다. 하지만 많은 사라왁 주민들은 빈툴루의 원유를 팔아 말레이반도를 발전시키는 데만 돈을 쓴다고 생각하고 중앙정부에 대한 불만이 높다.
기후 : 적도 주변의 적도 기후 또는 열대우림기후 , 연중 30도, 건기(4-10월)와 우기(11-3월)가 분명하다.
보통 동남아라고 하면 아열대의 덥고 습한 기후를 떠올린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적도에 근접한 적도 기후로 연중 비슷한 온도를 보이고 건기에는 건조해서 그늘 밑에 들어가면 시원하기까지 하고 우기에는 조금 습하기는 하지만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스콜을 뿌려주어 뜨거워진 도시를 식혀준다.
역사 :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의 지배를 받은 말레이반도와 달리 사라왁은 브루나이 왕국에 속해 있다가 영국 탐험가 제임스브룩 가문이 1842년부터 일본의 침략을 받기 전인 1941년까지 지배했다. 사라왁 지역의 영국식 교육제도나 근대식 관개 및 빌딩, 종교까지 영국의 영향을 받았고 그 모습이 현재까지도 잘 보존되어있다.
내가 만난 많은 현지 지인들은 브룩의 가문이 사라왁을 다스리면서 이루어진 근대화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으며, 일부는 말레이시아에 연방에 들어가는 것보다 홍콩처럼 계속 영국의 영향권 아래 있었으면 더욱 발전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임스브룩의 일대기를 다룬 할리우드 영화 ‘Rajah’가 사락왁 주 정부의 엄청난 후원을 받으며 사라왁 일대에서 촬영되었다는 것을 보아도 사라왁키언(사라왁 사람)들에게 영국과 제임스 브룩이 얼마나 긍정적인 이미지인지 알 수 있다. 아이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구의 엄마가 단역으로 출연해서 더 궁금했던 영화이다. (당초 2020년 개봉 예정이었으나 Covid 19로 개봉이 2021년으로 연기되었다.)
인구구성 : 말레이시아의 인구는 중국과 인도에서 이민자를 많이 받아들여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 말레이시아인으로 구성되어있다. 사라왁은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 뿐 아니라 다양한 토착민들이 (이반, 비다유, 오랑울루 등 ) 거주한다.
사라왁의 토착민들은 각자의 언어가 있고 자신만의 독특한 거주 문화와 식문화가 있다. 필자의 절친은 어머니는 비다유, 아버지는 오랑울루로 바하사(말레이시아말), 비다유말, 오랑울루말과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한다.
언어 : 말레이시아어인 바하사 말레이시안이 모국어이며 영어는 공용어의 지위는 잃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삶의 현장에서 사용된다. 공립학교에서도 영어교육의 비중이 높다. 심지어 쿠칭이 있는 사라왁 주는 영어가 말레이어와 함께 여전히 공용어로 채택되어 영어의 지위가 높다. 공용어는 아니지만 중국계 비중이 높아 중국어가 통하는 곳이 많다. ( 중국 남방계들이 이민을 와서 호키엔, 하카 등 다양한 중국어 방언을 들을 수 있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고등학교까지 교육을 제대로 받은 사람이라면 영어와 말레이어를 할 수 있고 중국계 학교를 졸업한 사람은 중국어까지 세 가지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한다. 언어 교육의 비밀이 궁금해 말레이시아 언어 교육 논문들을 파헤쳐보고 공립, 사립학교 선생님들과 언어 교육에 대한 대화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지며 언어 교육만큼은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말레이시아 정부의 모국어(말레이어) 우선 정책으로 공립학교에서 영어로 수학과 과학을 교육했던 이머전(immersion) 교육정책이 2012년부터 모국어로 수학과 과학을 가르치는 정책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2020년 1월, 마하티르 전 총리가 영어로 수학, 과학을 가르칠 것이라고 연설하였다. 말레이시아 공립학교 과학 선생님이자 영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필자의 친구는 과학, 수학 선생님들의 영어 연수가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해주었다.
종교 : 국교는 이슬람교이지만 다른 종교를 모두 인정한다. 불교, 힌두교, 기독교가 공존한다. 사라왁주는 제임스브룩 때부터 토착민들이 기독교를 믿기 시작해 토착민의 50%가 기독교인으로 말레이시아의 크리스천 주 (Christian state)라고 불린다. 중앙정부가 이슬람 박물관 건축, 해상 모스크 건설 등 사라왁 주에서 이슬람교 확장을 위해 노력 중이나 역부족이다.
쿠칭에 처음 도착해서 깜짝 놀란 것은 그랩을 타고 가며 본 십자가의 숫자이다. 어디를 지나가도 십자가가 보였으며 대규모 교회가 여럿 있는 걸 보고 왠지 마음이 놓였다. 내가 기독교인이라서 이기도 하겠지만 뭔가 이슬람교가 국교인 나라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계 현지 교회에 영어 예배에 참석하면서 더욱 많은 현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고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호의와 사랑을 받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BSF라는 주중 성경공부 모임에도 참석했고 아이 역시 다양한 배경의 현지 친구들과 만날 수 있었고 나 역시 지금까지 이어지는 소중한 친구들을 얻었다.
식도락 :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 음식이 골고루 발달했다. 여기에 쿠칭은 다양한 토착민 음식까지 있으니 그야말로 식도락의 천국이다.
식도락이라면 할 말이 정말 많은 필자는 뒤편에 꼭 먹어봐야 하는 사라왁 음식과 꼭 가봐야 하는 레스토랑을 추천하고자 한다. 모든 정보의 원천은 사라왁이 고향인 친구들이며 미식의 나라 태국을 넘어서는 쿠칭의 음식 열전을 기대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