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영어 실패자, 국제학교에서 아이 영어교육 성공하다.~~
‘ㅈㅅ네’를 시작으로 지금까지도 핫한 엄마표 영어는 우리나라에서 독자적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영어교육 방식이다. 영어 통역 전공자로서 학교에서 주로 영어를 가르쳤던 초등교사로서 엄마표 영어는 나와 내 아이에게 딱 맞을 것이라는 호기로운 착각을 했었고,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엄마표 영어로 유명한 ‘ㅈㅅ네’ 사이트에 가입해 엄마표 영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영어 듣기, 읽기, 말하기 연습까지 지금 돌아보면 여덟 살 아이에게 혹독했던 시간표로 아이를 몰아붙였다. 엄마의 역량이 되면 아이는 무조건 따라올 수 있을 거라는 엄마의 오만한 착각은 아이가 눈을 깜빡이는 틱 증상을 보이며 무너져 내렸다. 여덟 살 아이의 주의 집중시간은 길어야 20분인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교사 엄마였지만 내 아이는 다를 것이라는 착각 속에 빠져 아이를 고통스럽게 했던 것이다. 아이의 성향과 주의집중시간 그리고 흥미라는 모든 기본 요소들은 빼놓은 채 엄마의 욕심만이 앞섰던 1년 간의 시간은 ‘아이에게 선생님 말고 엄마가 되어주세요.’라는 상담사의 말에 연기처럼 흩어져 버렸다.
물론 엄마표 영어를 비난 혹은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엄마표 영어로 아이 영어 교육에 성공하신 분들에게 경의의 박수를 보낸다. 다만 내 경험에 비추어볼 때, 기존 엄마표 영어가 모든 아이에게 효과적일 수 없다는 점을 절감했고, 엄마와 아이에게 맞는 편곡과 변주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엄마표 영어는 실패했지만 언어 습득의 황금기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필자는 누구든 금방 친구가 되고, 자유분방한 성격에 몸놀이를 좋아하는 우리 아이가 자유로운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해외 유학으로 눈을 돌렸고, 아이의 성향과 국제학교 교육이 딱 맞아떨어진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어떻게 영어교육을 하기에 우리 아이가 8개월 만에 ESL을 졸업하고 외국 친구들과 행복한 국제학교 생활을 할 수 있었는지 그 비밀을 툰쿠푸트라 교육과정을 통해 찾아보고자 한다.
1. 학교 주관의 탄탄한 영어 집중교육, ESL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국가와 달리 영어가 공용어로 사용되는 말레이시아에서는 한 나라이지만 아이들의 모국어가 다양하다. 또한 부모의 일 때문에 또는 공부만을 목적으로 외국에서 오는 유학생들도 많다. 즉 국제학교에서도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아이들이 많이 있고, 그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ESL은 English as a Second Language의 준말로 툰쿠푸트라에서는 영어가 제2 외국어인 학생들을 위해 영어 집중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영어가 서툰 아이들에게 Literacy (한국학교 과목: 국어), 중국어, 바하사 말레이시안 (말레이어) 시간에 학교 캠퍼스 내에 별도로 마련된 ESL 클래스에서 수준별로 영어공부를 할 수 있다. 언어 시간을 제외한 타 교과 시간에는 학급 아이들과 함께 모여 수업을 듣기 때문에 자기 반 친구들과 수업도 듣고 ESL에서 영어 수업까지 들을 수 있는 ‘꿩 먹고, 알 먹고’ 시스템이다. 정규 학비 이외에 텀 별로(1년은 3 term으로 이루어짐) RM4000 (약 백이십만 원) 정도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월별로 30만 원 정도이니 원어민 선생님께 매일 꾸준히 2-3시간씩 영어를 배운다고 생각하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지불할 수 있는 수준이다.
2. IPC로 재미있게 배우는 영어
IPC는 International Primary Curriculum의 약자로 영국에서 만들어진 통합적, 주제 중심의 교육과정을 의미한다. 즉 수업을 교과목 중심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교과를 주제 중심으로 묶어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근래 우리나라 공립학교에서도 초등 1-2학년을 대상으로 통합교과가 교수되고 있으며 아이들의 통합적, 창의적인 사고를 위해 꼭 필요한 교육과정으로 여겨지는 교육과정이고, 3-6학년 학생들도 각 학년 교사들의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다양한 주제중심 교육을 하고 있다.
툰쿠푸트라의 IPC는 두 달 동안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아이들이 여러 교과에 걸쳐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지식을 획득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특히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아이들에게 영어를 어려운 과목이 아닌 재미있는 활동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에 언어 학습의 심리적 저항감을 낮춰준다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또한 한 주제가 끝날 때마다 Exit Point라는 다양한 형태의 발표회 및 작품 전시회를 열어 아이들이 두 달 동안 공부한 내용을 부모와 타 학년 학생들에게 발표하고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스스로의 배움을 정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IPC 주제가 환경오염이라면 플라스틱으로 인해 바다생물들이 겪는 어려움을 배우고 조사하고 (과학), 바다생물들의 어려움을 나타낸 노래를 불러보고 가사 바꾸기 활동을 하며(음악), 바다생물들을 살리기 위해 재활용할 수 있는 물품들로 예술 작품 만들어보기 (미술) , 전 세계적으로 환경오염을 예방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 조사 및 발표 (사회)등으로 수업이 구성되어 있다. 직접 움직이고 조사하고 뛰어놀며 하는 수업은 아이들도 모르게 영어를 흡수하게 하는 기폭제로 작용한다. 심리적 저항감이 높을 때 언어 습득 속도와 효율성이 낮아진다는 크라센의 ‘affective filter’ 이론에 비추어봐도 IPC는 영어를 처음 배우고자 하는 아이들에게 좀 더 편안하게 마음으로 영어를 배울 수 있게 만드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고 볼 수 있다.
3. 뮤지컬 공연을 하면서 배우는 영어, School Production
툰쿠푸트라에는 1년에 한 번씩 초등부터 고등학교 학생들이 총출동하는 학교 뮤지컬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공연을 전공한 Drama 교사가 따로 배치되어 있는 툰쿠푸트라의 큰 행사로 우리나라 학교의 학예회 수준과는 차원이 다른 큰 공연이다. 학기 초면 그 해 school production에 올릴 작품이 공지가 되고 오디션이 열린다. 물론 Secondary(중고등) 학생들이 주인공이지만 Primary(초등) 학생들 역시 극에서 꼭 필요한 역할을 맡아 공연에 참여할 수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뮤지컬들을 연습하며 대사와 뮤지컬 넘버들을 5-6개월 간 익히고 연습한다. 매주 두 번씩 뮤지컬 연습을 할 수 있는 시간은 돈 주고도 못 살 무대 경험과 동시에 또 다른 영어 공부 시간이 될 수 있다. 노래와 춤을 좋아하는 아들 녀석은 2년 연속 School Production에 참여해 다른 학년 친구, 형, 누나들과 멋진 추억을 쌓고 무대에 올라 노래하고 춤추며 자신감, 자존감을 높이는 감사한 경험을 했다.
4. 모두가 주인공인 Assemblies
툰쿠푸트라는 학생들이 교실 안팎에서 배운 내용과 기능뿐만 아니라 세계시민으로서 국제사회의 주요 이슈나 문제점, 문화적 다양성의 인정 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위의 주제들로 학부모와 전교생에게 오픈되어 있는 발표회 (Assembly)를 열어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자신이 배운 것과 생각을 발표하거나 수업 중에 경험한 다양한 문화와 관련된 공연을 한다. 연례행사로 한 두 번 있는 발표회가 아니라 교육의 과정에서 학생들이 배우고 깨우친 것을 발표와 공연을 통해서 수시로 공유하는 것이 목적인 교육활동이다. 많은 청중들 앞에서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무대에 서는 긍정적인 경험을 함으로써 학생들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이고자 하는 툰쿠푸트라의 교육철학 돋보이는 활동이다. 발표회를 위해 연습하고 교사, 친구들과 교류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의 영어는 날개를 달고 날아가게 되는 것이다.
다양한 주제와 형식의 Assembly를 통해 자신의 배움을 공유하는 학생들
5. 취미생활과 영어학습을 동시에, ECA
Extra Curriculum Activity의 준말로 학교 일과 중에 하는 특별활동 프로그램이다. 스포츠, 북클럽, 보드게임, 미술, 활쏘기, 요리 만들기 등등 다양한 활동을 여러 학년의 친구들과 만나 함께하며 영어를 배우고 취미활동을 할 수 있다. 물론 일과 후 다양한 스포츠 방과 후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이는 뒤편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