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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아저씨 Jan 26. 2024

16화: 오지 않는 애,      
집 나갔다 돌아온 애

호피와 블랙이 2호, 치즈 2호는....

#1. 다 컷 다고 집 나간 호피

한때 산책 중 눈밭에서...

장성하여... 아니 이제 다 컸다고 우기며 부모님

곁을 떠나 독립하겠다고 집을 나간 청소년처럼...

'호피'는 어느 날부터 '자두'네 집에서 나와 밖에서

생활하더니 그래도 한동안은 밥때 맞춰 테이블로

와서 기다리다 밥을 먹고 '자두'와 산책을 하더니

이젠 밥때도 잘 오지 않고... 어느 날부터는 와서도 밥만 먹고 가거나 자두네 집 지붕 위에서 다른 고양이들을 경계하거나 하며 자두와 산책도 나가지 않습니다. 마치 다 컸다고 엄마와 함께 외출을 싫어하는 아이처럼 이젠 산책에도 따라나서지 않으니 말입니다. '자두'는 그래도 '호피'만 오면 좋아 어쩔 줄 

모릅니다. 이건 뭐 집 나간 아들이 집에 오면 무조건 좋아하는 엄마처럼 말이죠. '호피'는 이제 완전 성묘가 되고 힘도 세지니 굳이 '자두'네 우리에서

보호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근처에 오는 다른 길냥이들을 위협하여 쫓아내곤 합니다. 잘 안 오는 '호피'를 첨엔 걱정이

되었는데 한편으론 어디서 자기 터를 잡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며칠 전엔 '자두'와 산책 중 집에서 좀 떨어진 다른 논가에서 고양이들 싸우는 소리가 나 가보니 '호피'가 다른 고양이와 대치중이었는데 불러도 오지 않고 그러고 있더군요.

그런 싸움에서 승리하여 어딘가 자리를 잡은 건지... 게다가 어느 날 보니 데크  중앙 현관에서 밥도 먹고 있더군요... 당당하게...


#2. 쫓겨 다니다 오지 않는 블랙이 2호

순딩이 블랙이 2호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두네 집 지붕 위에서 나를

기다리며 밥을 먹고 가는 성실한 순둥이인 '블랙이 2호'는 언제부턴가 '호피'의 공격으로 여기 와서

밥을 먹지 못합니다. 이 근처를 맴돌다 '호피'가 없을 때 와서 밥을 먹었는데 그마저도 '호피'가 공격하자 못 오고 가끔 와서 내 눈에 띄면 내가 다른 곳

에다 밥을 줍니다. 안타깝습니다.

한동안 오지 않던 '치즈 2호'의 구역인 데크 오른쪽은 무주공산으로 아무 애나 와서 밥을 먹게 되어

그쪽으로 유인하여 밥을 주는데 여기도 가끔 '치즈 1호'가 와서 위협을 하니 먹다 도망가기 일쑤입니다. 그래도 '호피'가 공격하는 지붕 위보다는 여기가 더 안전한 것 같아 여기에 밥을 주나... 이 애는 요즘 어떤 땐 나를 보고도 피하니... 얼마나 그간 무서웠으면 나를 보고도 도망을 갈까요. 그럼 내가 앉아

가만히 있으면 나를 알아차리고 와서 밥을 먹습니다. 허리에 접착제 자국은 아직 자세히 살필 수가 

없어 어떤 상태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지붕 위에서 밥을 먹을 땐 손길도 허락하여 허리춤을 볼 수가 있었는데 요즘은 경계심이 심해 가까이 가지 못하니 볼 수가 없습니다.  요즘 집 멀리서 배회를 하며 나를 봐도 피하니 안타깝습니다. 그나마 며칠 전

'턱시도'에게 쫓겨난 후 그 후 오고 있습니다.


#3. 한 달 반 만에 돌아온 치즈 2호

치즈 2호의 늠름했던 모습, 초겨울

이 아이도 거의 1년이 돼 가는 앤 데...

지난 12월 중순께부터 안 오더니 거의 한 달 반 만에 어제저녁 나타나 밥을 달라고 합니다. 늘 밥때면

정확하게 와서 아침, 저녁을 먹고 가는 애였는데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더니 그렇게나 오랜만에 나타난 겁니다. 한때 다리를 다쳐 절고 다녀 걱정했고

그 후 회복하여 다행이라 생각했었는데 한동안

보여 걱정이었거든요. 애는 데크의 오른쪽을 자기 구역처럼 여기고 여기서 벗어나지 않아

'치즈 1호'와 '턱시도'가 이 아이와 싸울 일은 없었고 다만 그렇게 거의 1년을 내가 밥을 주어왔는데도 나를 보면 하악질을 해서 가까이할 수 없는 애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도망은 가지는 않는 신기한 애였는데... 가끔 새벽에 현관문 앞에서 '치즈 1호'와 대치하며 하악질을 할 때 내가 나가서 밥을 주면 순순히 물러나 밥을 먹고 가는 애인데... 그래서 이 애는

신사 같은 애라 생각했습니다. 자기 구역에 밥이

없을 때만 중앙에 와서 밥을 달라고 하고 그때 '치즈 1호'나 '턱시도'와 부딪히는데 그때 내가 밥을 주면 순순히 자기 구역으로 물러나 싸움이 되지는 않은 아이였으니까요.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아파서 못 오는 걸까... 등 너무나 걱정을 했는데 이렇게

오다니요... 아무튼 생사가 확인되어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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